한 해가 저물어간다. 늘 돌이켜보면 아쉬움만 크다.
나이만큼 세월도 속도를 낸다는데 우리사회는 지금 몇 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고 있을까.
다사다난이라는 말처럼 올 한 해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외에도 농산물값 하락으로 허덕이고 있는 농가에는 FTA라는 인재까지 겹쳤다. 잠시라도 편하게 앉아 숨 고를 틈을 주지 않는다.
올해는 수출 6005억 달러, 수입 5655억 달러, 무역수지 350억 달러의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무역량이 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세계 7위의 수출국이 됐다.
국가는 이렇게 부유해져가고 있지만 국민들의 삶은 팍팍하기 그지없다.
이 모든 성적이 농촌을 희생시킨 뒤에 거둔 것이라 마냥 박수를 보내기엔 힘들 것 같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성장의 열매를 나눠야 할 때이다. 분배와 복지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는 말이다.
한쪽의 희생으로 얻은 결과물이라면 그것을 희생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온당한 일이다. 지금 농촌의 현실을 돌아보자.
배추값에 이어, 쌀값, 소값 등 무엇 하나 희망이 없다. 이 모든 것이 정부의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농산물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면 물가를 잡겠다고 수입으로 대처하고, 떨어지면 산지 폐기로 일관해왔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FTA 비준 동의안 날치기 처리까지 겹쳤다.
이들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들에게 농촌은 넘어야 할 벽이요, 계륵에 불과할 따름이다.
개발논리에 멍든 가슴이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는 7~80년대처럼 앞만 보고 달리던 시대가 아니다. 서로 일으켜주고 더불어 나아가야 한다.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눈이 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의 눈에 부모의 모습은 희망으로 기억돼야 한다. 신자유주의의 시장논리로 더 이상 농촌 경제를 허물어뜨려서는 안 된다.
찬 물결을 헤치고 새해의 빨간 해가 솟아오를 것이다. 내년 이맘때 또 절망적인 상황을 맞을 지라도 우리 모두 희망 하나 떠오르는 해에 기원해보자.
세월의 속도에 몸을 맡기자. 임진년 새해 승천하는 용틀임으로 희망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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