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정 기자


민주주의(民主主義)란 무엇인가? 백성이 주인이란 뜻이다. 이렇게 원론적인 얘기로 시작하는 이유는 해남의 상황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해남에서는 백성이 주인이 아닌 것 같다. 군수는 신년 군정현안발표에서 의사 소통을 역점에 두고 군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해남을 친환경생태도시로 추진하겠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지난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화력발전소 설명회는 반대측 주민들의 항의로 성사되지 못했다.
진정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의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단체나 유력인사, 정치인들도 속속 화력발전소에 대한 입장을 성명서로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력발전소 유치를 강력히 희망하며 추진하고 있는 군수만 난처한 입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군의회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군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행정에 대해 주민을 대신해 감시하고 견제하라고 선출해줬는데, 눈치만 살핀다는 비판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원전문제 이후 올해도 화력발전소 문제로 해남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화력발전소 유치 문제는 지난해 원전의 연장선 상에 있다.
언제까지 소모적인 논쟁으로 지역사회가 서로 불신하고 갈등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이런 논쟁이 주기적인 반복을 되풀이해야 하는가? 철학의 부재이다.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것은 신념의 부족이다. 친환경과 화석연료를 이용한 화력발전은 양립할 수 없다. 아무리 현대화된 시설로 환경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해도 환경과 경제논리는 양립키 힘들다는 것이다.
해남이 농수산물로 그나마 시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전국 최대규모의 친환경 단지때문이다. 이에 맞춰 해남군은 깨끗하고 살기 좋은 녹색생태환경으로 해남을 조성한다는 방침을 올 군정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도심속 쌈지공원을 조성해 녹색공간을 확충하고, 삼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조성사업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해남을 만들 계획도 밝혔다.
또 녹색생태환경을 위해 산림휴양시설 확충과 치유의 숲 조성, 도로변 경관조성에도 힘쓴다고 했다. 농어업 유통․ 가공산업 육성을 위해 산지유통센터 구축과 겨울배추 절임가공시설, 해남황토고구마 클러스터 기반구축, 막걸리 생산시설 구축, 무화과 가공시설 확충에도 노력한다고 했다.
화석연료에 의한 발전은 이미 사양화된 산업이다. 해남을 친환경생태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한다면 그에 맞는 사업이 들어와야 한다.  
해남군과 해남군의회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모두 해남을 위한 충정이라는 점은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민의가 어디에 있는지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서 하는 행위이다. 이제라도 민의에 귀를 기울여 결단을 해야 한다. 더 큰 불신이 쌓여 극단적인 대치에 이르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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