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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다리가 연결 돼 있지 않아 어란 마을에서 배로 10여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어불도지만 사실 어란에서 직선거리로 2~3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한마디로 어란에서 손을 내밀면 잡힐 듯 가까운 거리다.
하지만 섬이다보니 어불도를 가본 해남사람들도 드문 실정이다.
어불도는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많은 이야깃거리가 전해온다.
우선 어불도에는 어불항을 등진 채 마을을 둥글게 감싼 해발 30여 미터의 구압산이 있는데 이 산 아래에는 평균 15미터 간격으로 아홉 개의 동굴이 뚫려 있다.
지역민에 따르면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군수품을 숨기기 위해 어불도 주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사람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인공 동굴이라고 한다.
당시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은 동굴의 길이가 3~15미터 정도인데 이는 동굴을 만들던 중 일본이 패망하자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란다. 지금은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폐어구들만이 나뒹구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 어불도의 자랑거리 중 1970년대 삼치 잡이를 빼놓을 수 없다.
옛말에 여수에서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며 여수에서 돈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한때 어불도에서도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백여 대나 되는 삼치잡이 어선들로 가득 찼던 1970년대. 당시 전국 마을 중 소득 1위를 할 정도로 삼치가 많이 잡혀 어불도 주민들의 삶은 풍요로웠다고 한다.
지금은 옛 명성은 사라지고 김과 약간의 해산물만이 주민 소득의 전부가 됐지만 주민들은 어불도에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불도가 배출한 인재들이 정치권에서 언론계에 이르기까지 많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는 전남도의원을 지낸 이석재씨와 박한진 전 수협조합장, 박태민 전 땅끝농협조합장이 있고, 언론인 광주KBS 임병수 기자도 이곳 출신이다.
많은 인재가 배출되기 때문에 좋은 터임에는 틀림없다고 밝힌 어불도 사람들은 선조가 남긴 이 터를 지키며 살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중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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