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매 발길질로
뿌리치고 달려와 보니
망망한 바다 저 멀리
보길도 죽은 듯 엎드렸을 뿐
돌아설 곳 없는
최후의 언덕에서야
내가 너의 사랑임을
땅이여 부끄럽구나
오갈 데 없는 마음
수수하게 다독거려준 그 사랑의 깊이를
자로만 재려는 낯간지러운 치기여
헤아릴 수도 없는 밤마다의 잠행을
모른 척 눈감아준 도량도 몰랐으니
오로지 너의 가슴 속
깊디깊은 사랑인 것을
검푸른 바다 앞 이제사 흐느끼느니
뜨거운 눈시울
비로소 황토 빛 잔등이 보이는구나


진경옥 시인. 197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한국시인협회회원, 부산여성문학인회장역임. 시집 <길을 묻는다>, <불빛처럼 간혹>, <풍경을 지우면서>외 다수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