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귀성객들이 고향을 방문하고 있다.
그들에게 고향 해남은 어떤 곳일까? 객지의 찬바람에 지친 몸과 마음 따뜻한 욕조에 몸을 녹이듯 심신을 치유하고 재충전하는 곳이 아닐까?
차가운 시멘트숲을 벗어나 맞이하는 고향의 산과 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눈과 마음을 즐겁고 따뜻하게 해줄 것이다.
고향은 부모님처럼 늘 관대하다. 그래서 고향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부모님이 떠오르는지 모른다.
때로 일상에서 자신의 어깨로 감당하기 힘든 일에 처했을 때, 크나큰 좌절로 실의에 빠져 있을 때도 고향은 늘 넉넉한 마음으로 어깨를 토닥여주고 일으켜준다.
그런 고향이 있기에 재충전이 가능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고향 해남에 인격을 부여한다면 지금 고향의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뒤숭숭하기만 할 것 같다.
나라는 2만불 시대라는 둥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라는 둥 부자가 됐다고 떠들지만 국민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삶은 더욱 피폐해져만 가고 있다. 더구나 농촌의 경제는 배추값 폭락, 한우 가격 폭락 등에 이어 한미FTA 국회통과까지 겹쳐 더욱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상황 외에도 해남은 화력발전소 문제까지 불거져 주민들 간의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설은 4월 11일에 치러지는 총선도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물의 면면이나 숫자로도 역대 제일 화려할 것으로 보인다.
설은 귀성객들이 가져온 각지의 소식이 이합집산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들의 소식과 지역의 정서가 합해져 새로운 전망과 대안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일정한 여론을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활이 어려운 때일수록 나누는 문화가 더 활발하다고 했던가. 소외된 이들에게 서로 떡국을 나누고 작은 온정의 선물도 보낸다.
그 속에서도 인간은 사랑을 싹틔우고, 이웃끼리 따뜻한 정도 나눈다. 그래도 삶은 이어지고 설은 다가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민족의 대이동은 시작됐다.
그리고 향우들의 종착지는 해남이다. 도란도란 피워 올리는 다정한 이야기 속에 지금 고향의 상처도 아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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