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살아가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사는 환경도, 먹고 살기도, 교육시키는 것도 도시에 비한다면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렇지만, 비록 시골생활이 도시생활보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것은 자연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대신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바다풍광과 땅끝의 하늘과 태양, 그리고 천혜의 자연을 자랑스러워하며 우리고장은 참 복을 많이 받은 곳이라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지난 세월 우리 해남이 어떤 발전을 이루었나 생각해 보면 답답함이 몰려오는 것이 사실이다. 아닌 말로 해남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곤 땅끝마을이라는 것 밖에 없지 않는가? 그러던 차에 화력발전소 건설 소식이 들렸고, 다른 지역 화력발전소를 견학시켜준다기에 따라 나섰다. 옹진군 영흥도라고 했는데, 솔직히 견학 길에 오르고 나서도 반신반의 했다. 우리 해남보다 못할 것 같은 작은 시골에 화력발전소가 들어섰다고 해서 무엇이 나아졌을까?
하지만, 백문불여일견(白問不如一見)이라더니, 처음 도착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흥도의 그 활력이었다. 서해의 작은 섬에 불과했지만, 섬 어디에서나 바쁘게 움직이고, 일하고, 관광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환경문제는 더 이야기 할 것도 없었다. 반대 측에서는 화력발전으로 수은, 이산화탄소 같은 온갖 나쁜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흥도는 그곳에 화력발전소가 없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깨끗했다. 이 부분은 주민들도 인정하고 있었다. 지역주민들은 발전소 건설 이전이나 지금이나 영흥도의 환경은 변화한 것이 없다며, 바닷가와 농지 모두 작황량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분진 따위는 좀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들은 봄철 황사를 걱정했으면 했지, 발전소 먼지는 그 옆에 사는 주민들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흥도는 그랬다. 발전소는 깨끗했고, 젊은 사람들은 다시 몰려들고 있었고, 작은 섬에는 생기가 넘치고 있었다. 영흥화력발전소를 보고 난 후 한 가지 고집이 생겼다. 우리 해남에도 이런 활력을 위해 화력발전소 같은 기간산업 하나는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하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덮어놓고 반대만 할 일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사례도 좀 보고 나서, 그리고 우리 해남에 진정 득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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