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은 지금 어디로 가는가. 갈등과 분열, 연일 쏟아지는 비난과 고발, 우린 무얼 얻기 위해 이토록 내홍을 겪고 있는가. 그 내홍의 결과는 무엇이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지역사회 분열과 내홍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불거졌고 지금도 그 연장선 속에 놓여 있다. 그리고 여기에 화력발전소 유치문제가 더해졌다. 인간사에 있어 갈등은 기본이다. 어찌 보면 인간사는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서구사회는 갈등을 풀기 위한 조정 시스템을 갖추고 갈등을 사회발전 동력으로 활용키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갈등의 문제를 힘의 논리, 또는 사법부의 힘에 의존한다. 이러한 사회구조는 기형적으로 사법부의 힘을 강화시키고 인간 상호간의 조정의 힘을 약화시킨다.
갈등은 극단적으로 흐르다가도 고리 하나에 의해 풀릴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담고 있다. 어떠한 갈등이든 풀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해남지역에서 먼저 풀어야 할 갈등은 화력발전소 유치 문제이다. 화력발전소 문제가 길어질수록 갈등의 골 또한 깊어간다. 찬반 대립이 있는 사안은 찬반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은 없다. 또한 군민의사에 맡기는 단계도 지나버렸다. 박철환 군수의 결단만이 남아있다. 박 군수는 군민들의 의사에 따르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군민들의 의사를 무엇으로 개량화 할 것인가.
화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은 찬반 양측이 팽팽하다. 그 숫자를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도 설득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화력발전소 유치문제는 화원을 떠나 해남전역으로, 서남부지역으로 확대된 상태다.
환경과 개발은 양립할 수 있는 선이 아니다. 지금 해남에서 나타나고 있는 찬반 양측의 입장도 좁혀질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간 서명숫자 늘리기와 집회 등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알리는 과정만 되풀이 된다. 너무도 소모적이지 않은가. 지금 벌이지고 있는 소모전이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해남은 어떻게 되는가.
혹 화력발전소를 유치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후에 지속해서 나타날 각종 민원과 반대운동, 항의집회, 방문 등을 해결할 준비가 해남군에 돼 있느냐이다. 우리는 갈등을 풀 조정의 힘을 길러야 했지만 현재의 상황으론 화력발전소 문제를 상처입지 않고 풀 묘수가 없다.
해남군의회에 결정을 해달라고 숱한 요구가 있어왔었다. 그러나 군의원 간에도 찬반입장이 갈려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의회도 의원 전체 입장으로 이를 결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물론 투표를 통해 유치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토록 중요한 사안을 투표로 결정한다면 이는 군의회 역사에 주홍글씨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화력발전소 유치희망을 가졌던 박철환 군수가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갈등 조정의 힘이며 지역 공동체이다.
화력발전소 유치문제를 조기에 매듭짓자는 것도 8만군민의 공동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부터 지속돼온 걷잡을 수 없는 지역사회 내홍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 먼저 우리 앞에 놓여진 화력발전소 문제부터 풀어야 함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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