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자동차 증가로 인한 사회갈등도 여기저기서 빚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같은 장애인들은 더욱 심각하다. 해남군에 등록되어 있는 장애인은 6천명이 넘는다. 이중 절반의 장애인이 자기 차량을 가지고 다닌다. 그리고 해남군의 모든 관공서에는 보통 2~3면의 장애인 주차장이 있다. 턱없이 부족하지만 우린 감사히 생각하며 쓰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초 해남군청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장애인 주차장에 일반 고급 승용차들이 꽉 차 있는 게 아닌가?
알고 봤더니 전남도지사의 순시가 있어 지역의 내로라하신 분들의 차량이 이곳저곳에 꽉꽉 차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주차단속 요원이 무조건 차를 빼라는 행태였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쫓겨나와야만 했다. 높으신 분들의 볼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해남군청의 주차방식에 따라야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날 군청 주위를 몇 바퀴 돌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일도 못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돌아오는 길이 왜 그리 서글펐던지….
그렇지 않아도 우리 장애인들은 해남군민 모두가 환호하고 즐거워하는 군민 모두의 행사에 가질 못한다. 아니 안 간다. 주차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행사 때면 장애인 주차장은 일반인들의 주차장이 되기 일쑤고 단속 요원도 없다.
10만원 과태료 운운은 헛말에 지나지 않으며 이제는 그 푯말마저도 서있는 곳이 몇 군데밖에 없다.
머지않아 선거철이 다가온다. 나만이 소외받고 힘들어하는 장애인을 위한 사람이라며 손 내미는 후보가 많을 것이다. 정말로 가슴에서 우러나와 손 내미는 후보는 몇이나 될까?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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