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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간곡한 부탁대로 어머니는 눈물을 머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더니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뜬눈으로 날을 샌 어머니는 새벽녘에 하천으로 달려 나가 보았다. 하천에 당도해보니 하천가 바위산은 무너져 있고 하천에는 길이 5m, 폭 1,5m 되는 장방형의 돌다리가 놓여있었다. 마치 손으로 깎아놓은 듯한 돌다리였다.
사람들은 이후 이 돌다리를 효자 장문이가 놓았다고 해 장문동(壯門洞)다리라 이름 지었다.
장문동 다리는 송지면 신기에서 서정마을 사이에 놓여 있는 다리다. 하천 옆에는 바위산이 있고 장문동 다리 밑을 흐르는 하천물의 원류는 달마산 계곡이다. 예전부터 이곳 하천은 조금만 비가와도 범람해 사람들이 불편을 겪어왔었다. 이 하천은 신기마을 서쪽에 위치한 미야리와 영평, 신평, 산정, 어란리 사람들이 월송시장을 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했던 곳이다. 그런데 이곳 하천의 물살이 어찌나 세던지 사람뿐 아니라 소나 짐승들도 다리 건너기를 매우 꺼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돌다리가 놓인 후 사람들은 안심하고 이곳 하천을 건너다녔다. 그런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의 다리가 되어줬던 돌다리가 어느 날 사라져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수소문해보니 어느 개인의 집 마당의 장식돌이 돼 있었다고 한다. 여러 마을 사람들의 추억이 있고 소중한 전설이 담겨 있는 장문동 다리가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길 주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편 장문동 돌다리가 사라진 하천에는 지난해 시멘트 다리가 대신 놓였다. 차량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현대화된 장문동 다리지만 마을 사람들은 옛 돌다리가 더 그립고 정답다고 말한다.
박영자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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