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호 (삼산면 오소재로)

서남권에서 우리 해남의 관광브랜드는 대단하다. 땅끝이 그렇고 대흥사, 우수영, 공룡화석지 등도 모두 그렇다. 그런데도 요즘 관광지가 썰렁하다.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 왜 우리지역만 상대적으로 한산할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한마디로 꺼리가 없어서이지 않겠는가. 굳이 부연한다면 요즘 잘나가는 이웃 군들의 그 꺼리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긴데, 즉 장흥은 토요시장이고 완도는 회센타 마케팅이다.
“왜 우리 해남은 이것 하나 못 하는가?” 지난 수년간 군민들이 장흥소고기와 완도회를 먹으러 다니면서 내뱉는 한탄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우리들이 뽑아놓은 군수나 축·수협장들을 원망하기에 이른다.
그렇다 우리 해남은 안 하는가 못 하는가. 우리가 그 지역에 비해 무엇이 부족하단 말인가. 듣기로는 그동안 군민들이 이 문제를 여러차례 거론해도 그때마다 우리 책임자들은 예산 타령이나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해 오고 있다고 한다. 또 시중에는 소고기의 경우 축협이사들이 대형매장들을 갖고 있어 이런데 소홀하다는 소문까지 이는 실정이다.
우리는 자주 해남 물가를 말한다. 특히 음식값은 다른 지역들과 많이 비교되는 품목이다. 고물가, 왜 비쌀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 적절한 조절기능이 없어서이지 않겠는가. 군과 축·수협의 지원으로 조성해 운영되고 있는 토요시장이나 회센타의 저렴한 판매체계는 자연스레 다른 상가들의 가격조절기능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물가관리기술이라 할 것이다. 유통구조를 건드리지 않고 매장 상인들에게만 자제를 구하는 식의 단순하고 형식적인 물가정책이 고물가 오명의 주범이라면 주범일 것이다.
유통의 혁신은 직거래 활성화이다. 지금 다른 어느 지역에서는 축산농가 몇 명이 모여 직접 음식점을 개업해 대박을 내고 있다고 한다. 산지 소값은 계속 떨어지는데 식당 고깃값은 그대로인 것이 속상해 시작한 것이라는데 실로 간단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장흥도 애초에 이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런저런 시책을 말할 때 으레 등장하는 예산문제인데 이 과제 또한 지금까지의 예산운영방식의 고정관념 타파에 그 답이 있다고 하겠다. 군 예산의 경우 이젠 소위 토목사업이나 농업부문의 보조일변도에서 문화·관광과 유통 쪽으로 과감히 눈을 돌려야 하고 그것도  단순한 시설지원이나 형식적인 법인체보조가 아닌 전체 군민소득과 연계될 수 있는 다목적 컨텐츠를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본다.
또 돈이 없다고들 말하지만 애물단지가 된 황토나라테마촌사업비 160억원과 별로 신통치 않은 해남천공사비 100억원을 생각하면 왠지 씁쓸하기도 하다.
물론 두 사업 다 균특회계와 국고보조사업으로 정부의 예산체계를 말하겠지만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사업책정 때 왜 그런 단순 토목사업이었느냐는 것이다.
아무튼 이제 우리 모두에게는 발상의 대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해 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며 자존심 상하지만 잘 되는 것은 벤치마킹도 해야 한다.
모쪼록 당국끼리 머리를 맞대고 더 이상 우리 군민들이 외지로 고기 먹으러 다니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유통혁신과 관광활성화에 보다 좋은 시책 발굴을 통해 해남의 위상과 명성이 지켜지고 궁극적으로는 군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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