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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8일과 9일 양일간 영흥도와 대부도를 견학했다.
우리 견학팀은 사실 피해 조사를 위한 조사팀이었다. 첫 날 우리는 영흥도 기관 단체장을 면담했다. 이 지역 군의원은 우리를 만나는 자리가 편치 않아보였으며 말을 아꼈으나 내심은 화력발전소가 건립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5·6호기 주민청원에 대한 우리의 질문에 그는 조심스럽게 1·2·3·4호기 건설 시에는 건설경기가 좋았으나 건설이 끝나자 경기둔화가 심해져 다른 대안이 없어 주민동의 청원을 넣은 거라고 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이 풀렸다. 왜 화력발전소 건설을 청원했는지 너무도 명확해져갔다. 그리고 덧붙여 해남군수가 농업과 화력발전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다음날 영흥도 주민을 만나 화력발전소에 의한 농업피해와 어업피해를 조사하였지만 무엇 때문인지 주민들은 말을 아끼고 우리를 피해버렸다. 결국 우리는 관광객이라고 속이고 넌지시 살만하냐고 묻자 만나는 주민마다 “힘들다 농사도 어업도 다 안 된다.” “발전소가 지원해주지만 결국 주민 삶의 질을 높이지는 못 한다”고 했다. 우리는 영흥도를 떠나 대부도로 이동해 주민과 대화중 정말이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말을 들었다. 예전에는 섬 전체주민이 굴만 캐서도 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아예 굴이 자연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서 하는 말이 작년에는 벼를 반밖에 수확 못하고 노지포도는 아예 수확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바다 피해는 예상했지만 저기멀리 볼펜만큼 보이는 굴뚝피해가 그리도 심각한지 내 귀를 의심했다. 주민은 처음엔 잘 열리다가 수확 철이 돼 보면 쭉정이가 많고 포도 또한 처음엔 과실이 잘 맺히지만 수확할 수 있는 포도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그런지가 3~4년전부터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노지고추가 안 돼 고추를 재배하려고 하우스를 짓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노지에서의 작물수확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비가 오면 석탄재가 평상위에 새까맣게 내리고 물웅덩이에 떠다닌다며 비온뒤 염전에 가보면 안다고 했다.
그러면 조사 같은 것 나온 적 있냐고 물었다. 그는 “우리 같은 서민 편들어주는 곳은 없다. 영흥도는 보조금이나 있지만 우리는 피해만 본다”고 하소연했다.
대부도주민들도 처음에는 멀리 보이는 굴뚝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단다.
수박 겉핥기식 견학으로는 화력발전소의 진실을 알 수 없다. 화력발전소 직원이 아닌데 왜 화력발전소가 제공하는 홍보시설만 보고 오는가? 그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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