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으로 불거진 지역사회 갈등이 군수소환으로까지 갈 전망이다. 물론 군수소환이 그리 쉬운 문제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이로인한 지역사회의 갈등, 해남군의 대외적인 실추, 서로간의 씻을 수 없는 상처는 고스란히 남을 것이다.
화원농협이 추진하려 했던 원예브랜드사업도 무산됐다. 화력발전소 찬반갈등이 빚은 결과이다. 화원원예브랜드사업은 화원농협이 의욕을 가지고 추진한 사업이다. 김치공장이 자리하고 있고 목포권의 학교급식 시장도 겨냥한 사업이라 전남도도 화원이 원예브랜드 사업의 최적지임을 강조해 왔었다.
그러나 결국 화력으로 불거진 찬반 갈등이 이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유는 화원농협 조합장이 화력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고 이는 곧 찬성입장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물론 원예브랜드 사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대의원 중 이는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고 거듭 밝히고 있지만 화력으로 불거진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선 대부분 수긍하는 입장이다. 화력으로 인한 갈등의 골이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된 대목이다.
그러나 화력의 문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해남군이 유치신청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데다 이제 와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나서는 점도 장기화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화력발전소를 어느 지자체에 건립할 것인지 결정은 정부차원에서 올해 말이나 한다. 그렇다면 해남군은 오는 12월까지 찬반갈등을 빚게 된다.
이는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화원농협 원예브랜드 사업 무산에서 보듯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지역민간 힘을 합쳐도 부족할 지경인데 서로 간에 원수가 된 입장에서 무엇을 함께 의논하고 풀 수 있겠는가.
또한 해남군농민회에서 추진하려 하는 군수소환 문제도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이 너무도 크다. 농민회의 정치력과 조직력이 군수소환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는 차치해 두더라도 소환을 들고 나왔다는 것 자체가 파장이라는 것이다.
화력발전소와 관련해 이제라도 찬반토론회를 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진 지금에선 너무 늦었다. 해남군에서 추진하겠다는 환경영향평가도 너무 늦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문이 이미 닫혀버린 것이다.
또 화력의 문제는 총선과 맞물릴 예정이다. 화력반대 대책위는 화력을 반대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는 화력과 관련해 입장을 보류해온 김영록 국회의원을 낙선시키겠다는 의미이다.
새해 벽두부터 해남은 조용한 날이 없었다. 연일 해남군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정책으로 승부해야할 총선은 화력으로 묻히고 총선 이후에는 또 군수 소환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밟은 후 우리에겐 무엇이 남을 것인가. 화력발전소 찬반 갈등을 빚으면서  우리지역은 어느 순간 너무도 냉소적이고 상대방을 극단적으로 판단하고 선과 악이라는 두 축만을 생각하려는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입장이 갈린 사람들 간에 다른 신뢰도 무너지고 화력찬반 입장은 선과 악으로 대별되고 있다.
박철환 군수가 화력유치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해남을 갈등의 골로 몰고 가지 말라는 것이며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군정 수행 중 하나라는 것이다. 화력으로 우린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고 소중한 가치마저 상실해 가고 있다. 더 이상 무엇을 잃기를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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