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보전화를 받았다. 모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때렸다는 것이다. 사연인즉은 자신의 아이가 학교급식실에서 식사를 하는 선생님에게 인사를 했단다. 선생님이 인사를 받지 않자 몇 번에 걸쳐 인사를 하자 갑자기 선생님이 화를 내시며 밖으로 데리고 나가 대렸다는 것이다. 옆에 있던 친구들이 선생님 왜 그러세요 라고 하자 친구들의 뺨을 때렸다는 내용이다.
학부모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반문한다.
왜냐하면 이같은 내용의 제보는 열에 아홉은 그냥 덮고 가자는 결론으로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알고 있다. 속상해 제보를 하지만 기자가 취재해 보도하면 결국 피해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조용히 선생님을 찾아가 가볍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읍내 모초등학교의 경우도, 모 중학교의 경우도 다 그랬다. 학부모들이 속상해 제보를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 똑같은 결론이다.
지난해 학생 체벌에 대한 제보전화를 받고 학부모를 만났다. 처음에는 취재보도를 요청했지만 다음날 제발 취재하지 말라고 애원할 정도였다. 학부모는 말했다. 이문제가 보도되면 우리아이는 학교생활을 할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수도 없는 사정이다며 부탁 아닌 부탁을 할 정도였다.
이같은 생각이 학부모들의 과잉반응일까, 학부모들을 통해 학교 측과 해결과정 후기를 들어보면 결코 과잉반응이 아님을 알수 있다. 학부모들은 일부 학교장의 태도와 해당교사의 언행들을 볼 때 결코 해답이 없이 아이에게 낙인만 찍어주지 않았나 후회한다고 말한다.
한 통의 제보가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제보자는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고자 언론에 알린다.
하지만 언론도 제보자의 억울함을 어찌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취재를 하기 싫어서가, 억울함을 대변해주기 싫어서가 아닌 어쩔수 없이 수긍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