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회원들과 만난다는 기대감에 조금 이른 시간인 아침 8시에 눈을 떴다.
3월 중순부터 띄엄띄엄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해봉산악회 등산을 축하라도 하듯 그럭저럭 날씨가 쾌청해 기분이 매우 좋다.
우리 마나님은 밥하랴, 애들 가방 챙겨주랴, 머리 묶어주랴, 옷 입히랴 정신없이 분주한데 나는 총무가 부탁한 돗자리와 디지털 카메라 등을 챙기며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집을 나와 회룡역에 도착했다. 8명의 건각(?)들이 웃음 띤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10시에 사패산을 항해 출발, 콘크리트 차로를 따라 10여분을 올라가니 호암사가 팔을 벌려 우리를 반겨준다. 감로수 한잔으로 갈증을 달래고 드라마 ‘허준’의 최초 수술 장면 촬영장소를 견학했다.
암벽타기에서나 봄직한 거대한 바위에서 밧줄을 타보기도 하고, 시원한 오솔길에서 인생을 논하면서 404봉과 사패능선을 걷고 또 걸어 두시간만인 12시에 사패산 정상에 도착했다.
사패산 정상의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에 압도되어 일순 말을 잃었다. 다른 등산객과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점심도 맛있게 먹으며 사패산 정기를 안주 삼아 컬컬한 막걸리 한잔을 들이킨다. 이 순간 8인의 남녀 전사들은 지구의 행복에 맘껏 취해 본다.
김영렬 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해봉산악회 회원들은 눈으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하산 길에 나선다.
사패산은 해발 552m로 조선시대 선조의 여섯째 딸인 ‘청휘옹주’가 유정량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북한산 국립공원 북쪽 끝,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울대리와 의정부시에 맞닿아 있는 사패산은 북한산 국립공원 안에서도 가장 깨끗한 지역이다.
울창한 숲은 원시림에 가깝고, 골짜기마다 맑은 물이 흐르고, 물가의 큰 바위를 뒤덮은 두터운 이끼는 얼마나 깨끗한 곳인가를 증명해 주고 있음을 해봉산악회 회원들은 직접 목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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