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면 여수리 산정마을에서 산정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병석(75)씨 농원에는 너무도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한마디로 나무 공원이다.
산정농원에 있는 묘목들은 크기도다양하다. 바로 정원수로 심어될 크기의 동백나무를 비롯해 올 봄 시집갈 날을 기다리는 수고 3m 정도의 편백 400여주, 선비나무라고 일제가 못 심게 했다는 회화나무, 향나무, 유자나무, 은은한 염료로 쓰이는 열매치자나무 등이 3000여 평에 들어서 공원을 이루고 있다.
여수리가 안태고향인 박씨는 손자들이 자연과 교감을 할 수 있도록 농원을 조성했다고 하는데, 올해로 20여년을 맞고 있다.
박씨는 농한기인 겨울에 셋째딸 집에 갔다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뜻하지 않게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수술을 마치고 제2의 삶을 맞이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농원에서 마시는 공기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특히 병원치료를 받으며 험한 세상 살아왔는데, 조금 더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박씨는 젊었을 적에 해남읍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봉사단체인 YMCA 소속 와이즈멘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그 영향인지 해남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마을 초입의 철쭉으로 둘러싸인 향우동산과 진입로에 식재된 후박나무 가로수도 모두 박씨의 손길을 거친 것들이다.
박씨는 자신의 농원 둘레에 철쭉을 심고 중간중간 시비를 세울 계획이란다. 농원을 찾은 이들에게 꽃구경과 함께 시를 읽으면서 인생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의 애향심처럼 온갖 나무가 자라고 있는 산정농원은 1년 내내 꽃향기가 끊이질 않는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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