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유치가 끝이 났지만 짚을 것은 짚어야 할 것 같다. 바로 해남군의회 찬반투표에서 나온 무효표이다.
선거에서 무효표가 나오는 것은 일상적인 일, 그러나 일상의 일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석연찮다. 찬반의사 표현은 자신의 소신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무효표라. 그것도 해남군의 중요사안을 결정하는 찬반 투표에서 나온 무효표는 납득하기 힘들다.
화력발전소 유치동의안은 군의회 찬반투표 결과 찬성 3표, 반대 5표, 무효 3표로 부결됐다. 군의회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군민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효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높다. 중요 결정에 있어 소신 없는 행위는 의원 뱃지를 부끄럽게 한다. 아예 뱃지를 떼내야 하지 않겠는가.
화력발전소 유치 찬반문제는 6개월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소모했다. 군의회는 소위원회까지 구성해 타 지역 화력발전소 견학을 다녀왔고 검토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그러면서도 6개월 동안 침묵했다. 물론 군의원 간 찬반의견이 뚜럿한 상황에서 동일한 입장으로 정리하기란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군의원 개개인의 입장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화력발전소에 대해 군민들 간에 찬반갈등이 거세지고 양쯕에서 군의회를 압박하는 강도도 셌지만 그러한 압박이 두려워 무효표를 행사했다는 것은 너무도 소신 없는 행동이다. 해남군의 중요 사안을 무효표로 처리한 군의원들의 행위를 보고 누가 군의회에 대한 신뢰를 갖겠는가.    
군의회 화력발전소 찬반 투표를 앞두고 찬성표가 더 많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산업건설위원에서 나온 찬성 4표와 반대 1표는 본회의에서도 당연히 찬성표가 많을 것이란 예측을 낳았다. 그러나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도 본회의장에선 무효표를 던졌다.
물론 찬성을 하고 싶었지만 화력으로 인한 군민들의 갈등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반대표를 던졌다면 이해가 된다. 그러나 무효표는 현실에 대한 회피이자 엄연한 직무유기이다. 어떤 일이든 찬성과 반대의견은 있기 나름이다. 그때마다 눈치를 보며 군의원으로서 해야할 결정을 피할 것인가.
서로의 입장은 달라도 찬성과 반대를 확실히 밝힌 군의원들은 자신의 소신대로 투표를 했다. 이들에게 당신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는다. 소신껏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행위는 군민들을 우롱한 처사다. 사회의 지도층이 된다는 것은 중요 사안이 발생했을 때 소신 있는 행동으로 책임을 져야함을 의미한다.
책임을 지지 않는 어정쩡한 지도자는 우리에게 별 의미가 없다. 그것도 선거를 통해 선출한 군의원들이, 군민의 대의기구라고 말하는 군의회에서 그러한 무소신의 행위가 일어난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6개월 동안 결정도 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더니 마지막에 이르러 무효표를 행사했다는 것 자체를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우린 소신 있는 정치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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