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새벽 2시10분 집으로 가는 길, 해남읍 구교리 법원뒷길에서 상수도관이 파열돼 엄청난 양의 물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도로에 물이 고이고 물과 함께 솟구친 자갈 등이 도로에 나뒹굴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알 수 없었지만 쾌 오래시간 전부터 그랬던 모양새였다.
수시로 차량이 오가는 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광경을 목격 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하나 “왜 그러지”라는 생각을 갖지 않았을까 의문이 든다.
군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물은 도로에 버려지고 있었다.
해남군청 당직실에 전화를 걸었다. 당직직원은 곧바로 담당부서에 연락을 취해 처리하겠다고 했다.
전화 후 20여분 이상을 기다렸다. 새벽 2시40분 담당자들은 오지 않았다. 곧바로 와서 조치를 취하겠지라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고쳐졌을까’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또 ‘왜 다른 사람들은 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쏟아져 내려도 관심이 없는 걸까’라는 헛생각을 해봤다.
전화 한통만 하면 해결될 일 일텐데라는 생각이었다.
새벽 5시20분 다시 현장을 찾았다. 다행히 현장 관계자들이 복구공사를 하고 있었다. 만약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아침까지 상수도 물이 솟구쳐 버려지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기분이 좋았다. 만약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수돗물이 계속 버려졌을 것이고 수돗물 단수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을 텐데 내가 잘했어 라는 생각에서였다.
난 기자다. 사물과 현상을 볼 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핀다. 왜 네 눈에만 보인다냐라고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 또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난 보람을 느낀다. 전화한통으로 많은 주민들이 편안한 아침을 맞이하지 않았는가, 난 오늘도 두 눈을 돌려가며 넓고 좁은 세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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