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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솔(해남고 1년)
나의 꿈은 역사학자이다. 역사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흔히 국사라고 부르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연구하고자 한다. 그렇게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던 중,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자기 고장의 역사조차 모르면서 우리나라 전체의 역사를 연구할 자격이 있을까?’ 대답은 ‘아니오’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의 역사조차 알지 못하면서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타 지역의 역사를 논할 수 있겠는가? 물론 아닐 것이다.
이러한 동기를 가지고 향토사를 연구해야 한다는 결심을 했고, 때마침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면서 해남문화원과 연계해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허나, 고등학생인 내가 직접적으로 향토사를 연구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많은 분들에 의해 이미 편찬되어진 자료나 책을 ‘공부’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단지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상당한 의미가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면서 해남은 왜 타 지역과 같은 굵직한 사건이 없을까하는 생각을 했고, 그 때문에 약간 심적으로 불편해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향토사 연구를 통해 ‘전남운동협의회 사건’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해남에도 존재했었음을 알게 됨으로써 그러한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해남군민으로서 반드시 알아야할 사건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그 예로 진도 갈매기섬 학살 사건과 나주부대 학살사건을 들 수 있다. 갈매기섬 사건은 6.25 전쟁당시 인민군이 밀고 내려오자 해남지역의 우익세력과 경찰들이 보도연명 가입자들을 갈매기섬이라는 무인도에서 학살한 사건이다. 이 학살은 당연히 불법이었고, 희생자들 중 실제 좌익 인사는 많지 않았다고 한다. 나주부대 학살사건은 인민군에 패한 나주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들이 인민군으로 위장해 해남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무참히 학살한 사건이다. 위의 사건들을 해남군민으로서 알아야 하는 이유는 희생자들의 유가족을 우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헌데 실제로 이 사건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향토사 연구를 통해 얻은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한다. 해남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역사학자로서의 ‘약간의’ 자격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향토사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그 범위를 점점 확대시켜 나간다면 훗날 내가 꿈꾸는 사학자가 되어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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