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호(삼산면 오소재로)


하늘이 노랗고 억장이 무너진다.
“xxx한 노인네들이 용돈 몇푼 벌기 위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할 청정해남을 망친다” 지난7.21일자 해남우리신문 사설보도를 통해 알려진 어느 네티즌의 글 내용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찌 이럴수가 있는가. 화력반대도 좋고 주의주장도 있겠지만 이렇듯 막나가도 되는 것인가. 참으로 통탄스럽기 그지없다. 아울러 특정사안의 찬반에 대한 개별검증 없이 무조건 노인전체를 싸잡은 것과 그것도 소위 용돈벌이에 비유한 점 또한 개탄스럽다.
민주사회에서 어떤 문제이든 찬반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표현 또한 자유다. 하지만 소위 내가 하는 주장은 옳고 상대방이 하는 주장은 틀렸다는 식의 논리와 주의주장과 관련이 없는 극단적 노인폄하 발언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차마 이 시대를 사는 지성인이라면 자기의사를 표현함에 있어 지켜야할 최소한의 금도가 있다. 화력문제에 있어서도 엄연히 찬반이 있을 수 있고 서로간의 주의주장 또한 똑같이 존중돼야 하지 않겠는가. 처음부터 찬성의견에도 한번쯤 귀를 기울여 대안을 서로 모색해보고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는 민주적 토론과정을 시도했어야 했다.
거두절미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자신과 다른 입장의 사람은 무조건 적으로 간주해버리는 행태야말로 우리 모두 경계해야할 반민주적이고 비이성적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대에게 묻는다. 당신은 늙지 않을 것인가. 불과 20~30년 후면 그대도 우리처럼 늙을 터 인데 이 땅의 노인들을 그렇게 막 대하지 말라.
사실 우리가 누구인가. 해방이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조국근대화에 몸바쳐온 사람들이 아닌가. 한마디로 지금의 이 풍족함을 만들어준 장본인들을 이제 와서 이렇듯 헌신짝 취급해도 되는 것인가. 굳이 동방예의지국이니 경노효친이니 들먹이지 않겠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부모를 공경하고 노․장․청이 어우러진 사회가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할 건강한 사회모습이지 않겠는가.
흔히들 사회모습을 일컬을 때 말없는 다수를 언급한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지역에서도 자기의사를 자주 표현하는 계층은 젊은 층이었다.
그렇지만 군민의 대부분인 말없는 다수를 무시하지 말아 달라. 말이 없다고 관심도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말이 말 같지 않거나 오랜 경륜에서 비롯된 특유의 신중함 때문이란 걸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지역민 4분의 1이상이 노인이다. 그리고 그 숫자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 모두 서로를 인정하면서 모든 군민들이 함께하는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씁쓸하고 허전한 이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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