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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중학교 최영일(55) 교감은 배구국제심판이다. 1994년 이란의 테헤란에서 국제심판 자격을 취득한 그의 스승은 바레인 출신 국제심판 나시부이다.
최 교감은 배구선수 출신으로 영암의 낭주중(2년), 목포여중(4년), 청호중(4년)에서 10년간 배구감독을 역임했다. 특히 청호중 감독시절에는 무등일보사가 주관하는 제1회무등기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남중부 1위를 했으며, 목포여중 재임 시에는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중부 2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방팀 선수들은 늘 심판에게 불이익을 받아야 했다. 최 교감은 지방팀들의 그런 불리함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맘을 먹었다.
그러나 국제심판의 길은 멀고도 힘든 과정이었다. 국내시험 경쟁률만도 10:1인데, 영어, 규칙, 실기 등의 시험을 치러 통과해야 했다. 국제심판자격 조건으론 7년 동안 국내경기 심판을 보아야 한다. 그 후 세계배구연맹이 주관하는 심판 강습회에 15일 동안 참가해 합격하면 국제심판 후보로 등록이 된다. 그후 5년 안에 국제경기 주심 7회, 부심 3회를 보아 90점 이상을 맞아야 비로소 정식 국제심판이 되는데,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12년이다.
최 교감이 심판으로 참여한 굵직한 경기로는 부산아시안게임, 제22회 대구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제12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베트남 호지민), 첼린저컵아시아남자배구대회(중국 하얼빈), 제23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터키 이즈밀) 등이다. 특히 2005년 터키에 갔을 때는 2002월드컵으로 양국간의 친선이 고조된 상태라 터키인들의 대접이 좋았으며, 터키 경기에 많이 배치를 하기도 했다.
최 교감은 권위만 내세우는 심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권위를 내세워 특정 팀에 손해를 끼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지방팀 감독을 통해 체득한 철학이다.
가르쳤던 대형선수로는 전 LG정유 소속 김윤희 선수가 있는데, 제자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라고 한다. 지금도 스승의 날이면 꽃다발을 보내오는 제자들이 있는데, 함께 몸을 부대끼며 운동을 해서인지 의리가 있고 오래 기억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최 교감의 삶의 철학은 진인사대천명이다. 노력하지 않은 자는 절대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또한 배구는 사회생활의 축소판으로 배구를 아는 자는 사회생활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배구는 단체경기라 각자의 노력과 기술이 어우러진 상태에서 팀원들끼리 서로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감 과정을 밟던 2005년부터는 심판을 쉬고 있는데, 올 6월에는 학교 일정에 지장이 없는 주말경기로 심판을 볼 계획이다. 최 교감은 내년이면 국제심판 55세 정년에 이르게 된다. 내년에는 명예로운 은퇴 경기를 치르고 난 뒤, 심판감독관으로 활동하며 배구와의 인연을 끝까지 유지하고 싶은 것이 최 교감의 바람이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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