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주(청명산악회 회원)


그 뜨겁게 불태우던 8월을 뒤로 한 채…


서늘한 9월을 맞아 이번엔 진안에 있는 마이산으로 청명산악회 첫돌기념 산행을 계획했다.
몇 년 전 다녀왔기에 그때를 떠올리며 산행에 대한 스케치를 하였다. 산행을 앞두고선 한번도 편한 잠을 자본 기억이 없다.


여전히 이번에도 3시간을 자고 주섬주섬 준비해 조금 이른(?) 20분전에 출발해 보건소 옆 목적지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꽤 많은 인원이 삼삼오오 서 있다.


예상대로 참석자가 만원이다. 앉아있기에 미안할 뿐 양보하기엔 너무 먼 장거리 여행이다.
조금 젊다고 극구 양보한 카페지기님, 회원님들의 요구들을 귀담아 듣고, 잰걸음으로 도움을 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이쁘기만 하다.


차안은 예쁜 풍선으로 아름답게 장식돼 있었다.
아침 일찍 365꽃집 사모님께서 이리도 예쁘게 꾸며주시고 가셨다며 다들 칭찬이다.어제의 부족한 수면을 채우려 고개를 이리저리 기웃거리다보니 목적지인 마이산 남부 주차장에 도착했다.


몇 달 만에 오른 산이라 조심스럽기만 하다. 역시나 산은 거짓말을 안 한다. 거친 호흡과 느린 발걸음. 아직도 오름은 계속되는데 오호 통제라~이를 어쩐담. 그래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보는데 턱밑까지 압박이 밀려온다.


뒤에 따라오던 남자 회원분이 배낭을 번쩍 들며 주라 하신다. 누구나 힘든 길인데. 손을 내민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닐터인데. 암마이봉을 돌아 목적지인 북주차장으로 오는 길에 맑은 물에 발을 담근다. 맑고 깨끗한 물에 적당한 시원함이란.


진안읍에 있는 진안탕에서 오늘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그 곳 마당에서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는 청명산악회 1주년 기념을 간단하지만 의미 있게 갖는다.


과일과 떡, 삼색나물 등 말없이 준비한 총무의 손길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첫돌이라 늘 먹었던 김치찌게는 안보이고 맛있는 미역국이 코끝을 자극한다.'친구야 반갑다' 사장님께서 전어회를 한 상자 가득 담아 오셨다. 초장에 찍어먹는 달콤한 맛이란.


회장님은 첫돌이라고 회원들에게 무엇이라도 주고 싶어 하신다. 하루를 1년처럼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회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하는 그 마음 항상 고맙다.  


해남사회에 이런 모임이 활성화돼진다면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는 더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건강해져 좋고, 여유 있는 시간을 건전하게 소비해서 좋고, 가까운 사람과 만나 마음 나눌 수 있어 좋고, 보석 같은 단체가 될 것이다.


해남에 청명산악회가 있기에 조금 부족한 사람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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