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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 유치여부 문제로 찬반갈등이 지난 10개월 동안 진행됐다.
한쪽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찬성한 반면 또 다른 편에서는 청정해역과 친환경지역으로 보존해 후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전자는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위해 찬성한 반면 후자는 친환경적 측면에서 반대했다면 이는 양자 간의 선택이 방법과 수단이 다를 뿐 지역과 군민을 위한 애향적인 선상에서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양측의 주장은 주민과 이웃 간의 심리적인 앙금으로 노정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간의 발전을 추구한 인위적 갈등 위에 18년만의 살인적인 폭염과 혹독한 가뭄이 덮쳤고 태풍도 홍수도 비켜갔던 축복받은 고장에 태풍 볼라벤이 훑고 갔다.
아수라장이 돼 버린 천재지변에 의한 자연재해의 상처를 조기에 추스르기 위해 군민과 봉사단체, 동분서주하는 지역공무원들은 오늘도 하나가 돼 땀 흘리며 통합된 행동을 보여 주고 있다.
애향정신과 전통적 상부상조정신이 발휘된 결과가 아닐까.
인위적 갈등과 자연재해를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처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프랑스의 저명한 생(生)의 철학자「베르그송」이 말한 “사색인(思索人)과 같이 행동하고, 행동인(行動人)과 같이 사색하라”는 문구가 문득 생각난다.
사색과 행동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새의 두 날개와 같다. 즉 양자는 서로 보완해 하나의 완벽한 전체를 이룬 것으로, 사색은 행동으로 결실해야 하고, 행동의 근처에는 사색이 있어야 하며, 사색 없는 행동이나 행동 없는 사색은 모두 불안전한 것이다.
따라서 전자는 계획이 없는 사업과 같고, 후자는 열매가 없는 꽃과 같다. 그리고 사색인은 행동적 정열이 빈약하나, 행동인은 사색적 깊이가 없는 것과 같다. 때문에 우리의 현명한 군민과 행정지도자들은 사색인과 같이 행동하기 위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확고한 이론과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지녀야 하며, 그리고 행동인은 사색인에게 냉철한 철학을 배워야 한다. 즉 지도자는 관리자로서의 덕목으로 사색의 관찰력과 분석력과 계획성과 비판력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전 대학(大學)에서는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깊이 생각하고, 분명하게 판단하고, 그 다음에 독실이 실행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는 틀림없이 실천하라는 의미로 이 말은 행동인을 위한 귀중한 계명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사색인처럼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고, 행동인과 같이 사색해야 한다. 따라서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강한 실천적 정열 속에서 사색해야 하며, 생각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 위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피는 것이지만, 꽃이 피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목적에서 출발하고 훌륭한 결과가 기대되는 일이라 할지라도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때문에 상대의 생각과 행동이 자신과 다르더라도 이를 행동으로 옮길 때에는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어려운 처지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인의 구체성과 박력, 그리고 결단력과 실천력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감히 주문해 본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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