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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담장 너머로 볼 때 가장 아름답다. 목련은 혼사를 앞둔 조신한 처녀처럼 설렘과 수줍음을 간직하고 조용히 자신에 침잠하는 내향형의 꽃이다. 이에 비해 벚꽃은 무리지어 광장에 피었을 때 아름다운 꽃이다. 가볼 만한 벚꽃 길은 어디일까.
금강골 벚꽃은 주말쯤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봄밤 가로등 불빛 아래 자태를 드러낸 화사한 벚꽃 아래로 연인끼리 걷기에 적당한 길이다. 이 길은 금강저수지 물결에 부딪혀 상큼해진 바람과 연분홍 진달래의 물결도 지루하지 않다.
해남병원 진입로 벚꽃은 오래 앓다 퇴원하는 이의 마음에 환한 웃음을 주는 꽃으로 병원 입구에서 마지막으로 가슴을 쓸어주는 간호사를 닮은 꽃이다.
우슬경기장 벚꽃은 3할 정도 개화를 했는데, 가족들끼리 야외놀이 하기 좋은 곳이다. 운동하다 흔들리는 숨찬 눈으로 바라보기에도 아름다운 꽃길이다. 해남의 가장 대표적인 벚꽃길인 대흥사 가는 길은 주말 쯤 만개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곳은 마치 꽃묶음을 들고 도열한 환영 인파와 같은 느낌이 든다. 차를 타고 지나면서 보기에 알맞은 꽃길이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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