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벼 수확기, 태풍으로 인한 흑백수 피해를 실감케 하고 있다,
흑백수 피해로 30% 이상 수확량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북일 지역 모 농가는 1500여평의 논에서 800kg짜리 톤백 3가마의 벼를 수확했다.
지난해 5가마에 비하면 40% 가까이 감소했다. 태풍피해가 크지 않은 논이라 여겨졌던 곳인데도 절반 가까이 수확량이 감소한 것이다.
흑백수 피해가 큰 논의 수확량은 3분의 1수준도 안된다. 그런데 수확량 감소도 문제인데 벼를 팔 곳이 없다는 것이다.
벼 판매 창구는 공공비축미와 농협, 일반상인이다. 정부는 흑백수 피해 벼에 대해 등급 외 수매를 하겠다는 계획만 밝힐 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농협들은 벼 품위가 떨어진 벼는 수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농협에서도 흑백수 피해 벼를 사지 않으면 농민들은 벼를 팔 곳이 없다.
농협이 흑백수 피해 벼를 사지 않겠다는 것은 정부의 대책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농협의 손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흑백수 벼를 살 농협은 없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정부가 흑백수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하는 것이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유일한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피해 벼 매입이 유일한 대책이라 하더라도 농협들도 원칙만 고수할 일은 아니다.
농촌의 고령화 등으로 산물벼 수매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저품위 벼를 수매하지 않고 돌려보내면 고령의 농민들에겐 건조와 포장 등의 이중삼중의 어려움이 기다린다.
농협 자체 시설을 이용한 별도의 건조와 보관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농협의 살길은 농민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농민들이 처한 어려움을 외면하면 안 된다.
농민들이 농협에 거는 요구는 크지 않다. 건조, 보관, 포장 등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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