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는 2030년까지 걸어서 10분 거리 내에 있는 동네 도서관을 500곳(868개→1372개) 이상 만들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를 보고 우리 고장의 미래를 설계하고 주민을 계도하는 기성세대들이 의미 있게 보아야할 대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민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라시대에는 관리를 등용할 때에 그 사람의 독서 범위와 수준을 헤아려 인재를 등용하는 독서삼품과를 설치해 독서를 권장하였고, 고구려시대 역시 태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을 두어 경학, 문학방면의 책을 강독하게 하였다. 그런데 최근 OECD회원 30개국을 대상으로 독서량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최하위였다. 또한 2011년 우리나라의 성인 평균 독서량이 한 달에 1권 이상이 34%, 읽지 않음 2%, 1권 이하 64%로 성인의 독서량은 너무나도 초라한 실정이었다.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읽고 싶은 책을 언제든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 독서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독서경향도 기능적인 데로 치우치고 있다. 이는 문자매체시대에서 영상매체시대로 넘어가는 문명사적인 전환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기보다는 감각적으로 와 닿는 영상매체를 즐기는 경향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책보다는 텔레비전이나 비디오․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인류의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고 남의 경험과 지혜를 통해 우리가 살 길을 암시받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란 선조로부터 정신적 유산을 물려받는 행위로, 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이켜 보며 반성 하고, 선조들의 지혜를 보고 배워 온고지신의 자세로 나의 삶을 설계하고, 더 나아가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두번째는 삶의 나침반으로, 삶의 방향을 잃어 방황할 때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고 그곳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게 독서다. 셋째는 삶의 동반자로, 나의 동반자인 책이 나에게 계속 채찍질을 하며 훈계함으로써 겸손할 수 있게 해주고 지속적인 자기관리를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위인 대부분은 독서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세계적 영웅 나폴레옹은 전쟁 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독서는 건강까지 맑게 해줘 뇌의 발달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아이들의 비만이나 뇌졸중 등의 문제도 해결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분 정도의 독서를 하면 스트레스가 68% 감소하고, 심장박동 수가 낮아지면서 근육 긴장이 풀리어 뇌에 신경신호 전달속도가 10배나 빨라져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멀티미디어와 독서를 비교한 연구결과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면 뇌구조를 변화시키고 노년기에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년 때부터 머리나 손을 쓰는 취미활동을 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치매 예방으로 신문읽기 같은 고전적 두뇌활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독서는 사람의 행동과 말에 변화를 준다고 하였다. 말에는 그 사람의 품성이나 인성이 나오는데 독서를 많이 한 사람 대부분의 말에서는 그 사람의 지식이 나온다. 이 지식을 만드는 것이 바로 독서이다. 따라서 오늘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언어적 폭력을 순화시키기 위해선 독서가 필요하다.
책은 한권 한권이 스승이 될 수 있고, 자신이 몰랐던 부분을 배울 수 있으며,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책을 읽으며 마음의 안식을 가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교양을 쌓아가게 된다. 그리고 다독을 통해 기억력 향상과 집중력을 향상 시키고,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책을 읽으며 배운 지식은 배신하지 않고 이러한 지식은 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넓은 시야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며, 사람간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독서야말로 사시사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취미라고 할 수 있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주민들이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 정신건강을 살찌우는 고장으로 만들어 보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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