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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솔(해남고 1년)
지난 10월 5일부터 7일까지 우수영 명량대첩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는 과거 임진왜란 당시 우수영의 울돌목에서 있었던 명량대첩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당시 조선수군이 전선 13척만으로 133척의 일본수군을 물리치도록 이끌었던 사람이 그 유명한 이순신 장군이다.
그는 어떻게 전선 13척과 패잔병들로 이런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그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10배의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울돌목에 있다.
이순신은 전투력 면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의 작전을 짰다. 그것은 바로 울돌목의 급류와 암초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울돌목은 협수로이기 때문에 대양의 조류가 이곳을 통과하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 급류가 된다. 이 급류의 반작용으로 양쪽 해안에는 역류가 형성되고 급류와 역류의 경계지대에는 물회오리가 발생한다.
또한 울돌목 중간에는 수많은 암초가 깔려있어 파도가 뒤집히기 때문에 만나는 배를 족족 수장시켜 버린다. 하지만 울돌목의 이러한 이점도 적함대가 울돌목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이순신은 적함대가 울돌목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해야 했다.
1965년 해군대학에서 명량대첩이 있었던 음력 9월 16일에 울돌목의 급류의 유속을 시간대 별로 측정하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아침 6:30부터 07:00 사이에 밀물과 썰물이 평형상태를 이루어 잔잔했다고 한다. 따라서 적함대를 울돌목으로 끌어들여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30분 동안에 적을 유도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유도된 일본군의 선발대 30척을 물속에 쓸어 넣어버리고 적장 마다시의 몸을 토막 내어 효시하자 나머지 백 여척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쳤고, 후속부대 270척은 이순신의 치밀한 전술에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다.
지역의 역사를 알기 위해 명량대첩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전선 13척과 패잔병이 전부인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순신은 기적을 일구어 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포기하거나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그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냈고,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순신의 이러한 정신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그런데 이러한 이순신의 정신이 담겨있고, 명량대첩이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일어난 울돌목이 언제부턴가 울지 않는 울돌목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진도대교를 만들 때 공사의 편의를 위해 울돌목의 암초사이에 자갈주머니를 넣었는데, 공사가 끝난 후에도 이를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적 기념물을 제 손으로 없애버린 꼴이다. 하루 빨리 조국을 지켜낸 울돌목의 장엄한 울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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