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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같은 시골에서 꿈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역시 도시는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고…’
사실 나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롭게 도전하고픈 생각이 있었기에 상당히 오랜 날들을 갈등하고 고민하며 가슴은 답답했다. 그런 나에게 나의 맨토이신 아빠가 말씀하셨다.
"어느 곳에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아빠는 우리 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빠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고, 가족을 떠난 곳에서의 나의 생활을 걱정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나는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답을 찾았다.
아무리 잘 다듬어진 옥토에 떨어진 씨앗일지라도 작은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면 꽃을 피워내지 못할 것이고, 자갈밭 같은 거친 땅 위에 떨어진 씨앗일지라도 뿌리를 잘 내리고 비바람을 견디어 내면 열매를 맺는 과목이 될 것이다.
결국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꿈을 향해 가는 지치지 않는 나의 열정과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에 나는 땅끝 해남 시골의 한 여학생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내가 이루고자 했던 도전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약하고 부족하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이지만 그럴 때 내가 기대고 자랄 수 있는 지지대가 되어 줄 가족이 있기에 나는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아빠와의 등산길에서 보았던 바위틈에 피어난 예쁜 꽃, 시멘트 건물 틈 사이에 피어난 민들레는 ‘내가 어느 곳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에 대한 내가 가야할 길에 답이 되었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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