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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2013년 2월22일이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의 취임 의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패자가 축하하고 승자가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대통령당선자는 자신의 지지자들만의 대표와 지도자가 아니라 5천만의 국민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 국가의 원수이다.
대통령당선자는 향후 5년 임기의 중책을 맡게 되었으니 실로 역사에 기록될 일이다. 이것은 대통령 당선자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더할 수 없는 영광일 수도 있겠고, 또한 초인(超人)적인 인내의 의지를 필요로 하는 괴로움과의 대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사람이 한 국가의 운명을 짊어지고 5년이란 긴 세월을 이끌고 나간다는 것은 결코 그 개인만의 의지나 역량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오늘 대통령당선에 특별한 정치적 의의를 보태는 것은 그를 선택한 국민의 진실한 민의(民意)가 과연 무엇이겠으며, 그리고 좀 더 높은 차원의 역사적 흐름에서 볼 때 오늘의 이 나라 운명이 어디로 향할 것이며 왜 박근혜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켜 집권케 만들었느냐를 고찰해 보아야 한다.
물론 헌정(憲政) 원리대로 설명하면, 새롭게 당선된 대통령이 앞으로 5년간 일을 많이 할 것을 기대하고, 국민의 의사를 투표라는 형식을 통해 표현했기에 당선된 것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정치풍토에서 국민 대중이 단순히 지난 선거기간 동안 공약에 대한 평가 하나만으로 다음 5년간의 지도자로 선택하지는 않았을 줄 우리는 믿고 있다.
지난 5년간의 우리 정치가 때로는 거칠기도 하고, 때로는 독주(獨走)하는 위험을 느끼면서, 그런 점에서 18대 대통령당선자는 한 표 한 표 던진 국민들의 간절한 희망을 무엇보다 소중히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사회를 병들게 만든 가장 큰 독소(毒素)가 무엇인가를, 우리는 대통령에 당선된 자에 대한 축하를 해야 할 날에도 불구하고 감히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름 아닌 사회적인 부정부패의 현상이다.
새롭게 대통령에 당선된 자에게 부정부패의 근절을 요구해야 하는 우리의 심중은 참으로 착잡하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기로는「부패와 무능」의 타파가 과거의 모든 정권의 대의명분이었는데, 작금의 정치․경제․사회의 부정부패의 심각함은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솔직한 견해일 것이다.
제18대 대통령당선자는 내년에 있을 대통령 취임식을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삼아 정계(政界)와 관계(官界) 및 경제계 전반에, 그리고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좀먹어 들어가고 있는 부정과 부패현상을 추방하는 일대결단을 내릴 단계가 도래한 것이라고 우리는 평가하고 싶다.
적어도 국민들에게 표를 주어 대통령에 당선시켜 줄 것을 호소하던 선거기간 동안 때의 비장한 결심 이상의 엄숙한 결의가 아니면, 이 나라의 부정부패는 그 독한 물결을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
국민의 대통령으로, 모든 국민이 승자와 패자를 가릴 것 없이 다 함께 축하해야 하거늘, 어찌하여 그렇지 못한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고 있는가를 대통령당선자는 잘 알고 있을 줄 믿는다.
대통령당선자 자신의 불쾌는 물론, 당선자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의 슬픔 또한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과 같은 정치를 불신하는 정국의 소용돌이에 있음을 그 아무도 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당선자의 결단여하로 어려운 이 정국이 수습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오늘과 같은 기뻐해야할 날에 굳이 12월19일 선거의 결과에 대한 수습책을 논하고 싶지는 않으나, 단 한 가지 우리 건국의 이념에 대한 깊은 자성만은 대통령당선자에게 당부하고 싶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국가 존립의 바탕으로 삼고 있는 민주공화국이며, 민주주의 방식이 아닌 다른 정치방식도 우리나라에는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선거 때문에 분열이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수치(羞恥)거리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대통령당선자는 오늘의 당선을 계기로, 그리고 오늘에 보여 준 패자의 이성을 좋은 자료로, 상대후보자가 제기한 문제들을 기다릴 것도 없이 자신이 영도하는 집권당 내부의 과감한 수술, 과거정부 내부의 깨끗한 숙청(肅淸), 그리고 예하 사직(司直)을 총 동원해서 전 정권에서 저질러진 옳지 못한 사건들을 철저한 수사를 단행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후련한 마음으로 차기 대통령의 5년간의 출발을 축복할 수 있게, 당선자의 정치지도력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으면 한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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