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기 힘든 해남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지난 겨울 해남에 눈이 내린 기간은 15일로 11cm의 최고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특히 많은 눈과 한파가 자주 올 것이라는 기상예보는 벌써부터 마음까지 얼어붙게 만든다.
더욱이 재난업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군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그 고민은 더욱 깊다.
실제로 지난 7일 우리 지역에 내린 첫눈은 3cm의 적설량과 함께 한파로 곳곳에 도로 결빙을 자아냈다.
군은 지난 11월부터 제설작업장비와 인력 등을 점검하고 24시간 제설작업체계를 갖추며 대비해 왔다. 지난 7일도 새벽부터 주요도로망과 시가지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 했지만, 불가피하게 출근시간 도로정체를 불러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불편은 100% 해소하기 힘들겠지만, 행정과 함께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다면 올 겨울도 안전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우선 눈이 오거나 예보가 될 때는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시가지 주요도로변 무단 주차를 삼가 해야 한다.
새벽 제설작업 시 도로변 무단주차는 사고위험과 함께 효율적인 작업이 되지 못하므로 사전에 차량을 인근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음은 내 집 앞, 내 점포 앞은 내가 치우는 성숙한 주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이면도로나 골목길의 경우 행정에서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기 까지는 하루정도의 시간이 소요돼 자발적인 주민참여가 필수적이다.
더구나 제설작업 시 염화칼슘의 과도한 사용은 차량의 부식을 초래할 뿐 아니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제설이후 모래가 남은 도로의 제동거리가 빙판길보다 더 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운전자가 제설이후 도로에서 주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제설이후 도로정리와 하수구에 쌓인 모래를 제거하는 것이다. 제설이후 도로 노면상에 있는 부유물질은 강력한 살수차량으로 정리를 해야 할 정도다. 도로정비 특수차량이 없는 우리 군의 경우 겨울 내내 도로가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다.
또 모래는 대부분 인근 하수구로 흘러들어 겨울철 하수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해 2차적인 주민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곤 한다.
지난해 사용한 염화칼슘은 30톤이고 모래도 1360톤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600만원의 군비가 땅에 뿌려진다. 우리 모두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아낄 수 있는 금액이다.
굳이 내집 앞 눈 쓸기에 대한 과태료 부과라는 법적인 제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나와 이웃의 편의를 위해 스스로 함께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군민 모두가 만족하는 성과는 군민의 참여 없이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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