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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을 둘러싼 성장환경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족규모의 감소, 세대구성 단순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이혼과 재혼, 미혼양육모의 증가 등으로 한부모 가정, 재혼가정, 조손가정 등 비전형적인 가족형태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의 감소로 부모-자녀 간 소통이 감소하고 정서적 지지 등 가족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청소년들은 지나친 학업경쟁으로 인한 불균형한 생활 패턴과 여가시간 감소, 사교육 증가로 행복감이 저하되고 있다.
또 청소년을 둘러싼 유해매체 및 학교폭력의 증가, 인터넷중독과 게임 의존 성향의 증가, SNS 및 스마트 미디어의 영향력 증가, 다문화사회의 가속화 등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의 증가로 인한 가정의 경제적 심리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날 우려도 안고 있다.
청소년을 둘러싼 이러한 환경은 해남지역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질 낮은 교육과 진로의식 미성숙, 청소년활동 및 문화 환경 빈약,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어려운 가정환경, 지역사회의 청소년 성장환경에 대한 이해와 노력 부족 등의 문제를 더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고 지금, 그리고 당장 부딪칠 내일의 문제이다.
거시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할 사회환경의 변화를 기다리거나 누구의 탓이라고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우리가 내 아이와 우리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시작해야 한다. 모든 것은 첫걸음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선 부모와 보호자에 대한 부모교육과 상담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필요한 힘을 얻는 근원적인 원천은 가정에 있다.
부모-자녀 간 소통이 감소하고 정서적지지 등 가족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한부모가정, 재혼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의 아동청소년들은 필요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생존에 대한 부모의 불안은 청소년들에게 전가되어 학업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걱정으로 우울하며,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을 원하는 부모라면 반드시 자녀에 대한 이해와 균형잡힌 양육방식에 대한 공부와 교육이 필수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상담경험으로 보면 아이들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의 열쇠를 부모가 함께 가지고 있다.
우리지역의 청소년의 위기요소 빈도가 높은 것은 불안과 우울, 공격성, 충동성, 부주의 영역이었다.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방식과 정서적 지원의 부족, 가정 내 불화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외부 환경의 영향이 거기에 불을 붙인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화목한 가족문화를 만드는 것이 청소년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이러한 가정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은 극히 드물고 꾸준한 자각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한 해 동안 해남지역에서 한 두시간 짜리 교육이나 몇 회기에 걸친 부모역할훈련을 받은 부모 숫자는 짐작컨대 전체 학생수의 10%(790명)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의 관련기관들이 부모의 욕구와 필요에 맞는 교육과 훈련, 상담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세심하고도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청소년의 성장환경을 개선하는 일임을 늘 염두해야 한다.
두 번째는 아이들의 성장 단계에 따라 개개인에 대한 세세한 분석을 토대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진로교육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학업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걱정이 청소년들의 불안과 우울, 자살에 대한 생각, 행복감 저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 센터의 2012년 청소년실태조사 자료집에 따르면 상담욕구에 대한 질문에 52%가 넘는 학생들이 진로 및 직업에 대한 상담을 받고 싶다고 대답했다.
학교와 교사가 청소년들의 학습과 진로에 관한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세세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학교에서 매년 이루어지는 학생들의 성격, 학습, 적성, 흥미, 지능, 정서에 관한 표준화검사가, 대부분 검사하는데 그치고 결과보고서를 분석하고 참조하여 아이들을 지도하거나 상담하는 것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흥미와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에 따라 현재 자신이 역량이나 조건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준비와 노력은 어떤 것인지 점검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학부모와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한다면 더 없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학교별로 실정에 맞는 진로교육이나 직업체험을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이나 사업장, 직업멘토를 찾아내어 연계망을 구축하고 활용한다면 좋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청소년성장환경의 악화로 인한 적응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은 잠재적 위험군과 고위험군 청소년이 늘어나는데 따라 위기(가능)청소년을 지원할 전문상담인력의 확충이 절실히 필요하다.
당장 해결해야할 청소년의 적응상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성인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돕기 위한 전문인력이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학교내 Wee클래스, 교육지원청의 Wee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보건센터 등의 40명도 못되는 인력으로 약 10~15%정도로 추정되는 적응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장에 지역사회 이익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청소년의 성인기로의 성공적인 전환이 지역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문제를 예방하고 줄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급하고 절실한 과제이다.
이 밖에도 청소년의 바람직한 성장환경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사회의 꾸준한 관심을 이끌어나갈 지역 언론의 역할이 늘어나야 한다.
그리고 학교폭력, 성폭력으로부터 좀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내 아이에서 모두의 아이로의 인식전환과 안전망 구축, 가족기능 강화를 위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확대, 청소년을 지도와 교육의 대상이 아닌 성장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돕는 어른들의 인식의 전환, 학교폭력·인터넷중독예방·자살예방교육의 확대로 청소년의 위기행동을 줄이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과 고통을 겪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를 만나면서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누구나 푸른 하늘처럼 맑은 마음이 있고 따뜻하며,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정말 애를 쓰고 뿌리 깊고 가지 넓은 나무처럼 자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발견하고 북돋아 뿌리를 단단히 하고 잎을 내도록 도와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과 어려움을 겪는 부모는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인간적이고 따뜻한 안전망을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의 성장환경을 개선하고 가꾸는 것이 해남군의 밝은 미래를 담보하는 것이라 굳게 믿는다.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