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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수도 접어야 한다
용들의 전쟁, 해남축협과 해남농협의 신설마트 경쟁이 시작됐다.
요즘 소비패턴은 돌아다니며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한 장소에서 모든 것을 구매하는 소비패턴으로 급속한 변화를 맞고 있다.
광주 충장로가 죽고 광천동 금호고속 터미널 내의 상권이 성장하듯 해남의 소비패턴도 대규모 매장에서 다양한 물건을 구매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해남축협과 해남농협 마트가 섰다.
해남축협과 농협마트의 전쟁도 시작됐다. 이미 개장한 축협마트와 곧 개장을 앞둔 해남농협마트 간에 전개될 경쟁을 놓고 항간에선 용들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해남축협 마트가 개장한 날, 읍 중심상권은 텅 비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한산한 반면 축협마트는 손님들로 붐볐다.
축협마트의 개장으로 소비패턴의 변화를 가장 피부로 느끼는 곳은 해남읍 전체 상가들이다.
매출 감소폭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상가들이 매출감소를 실감하고 있다.
상인들이 더 우려하는 것은 곧 개장할 농협마트. 해남축협마트보다 더 다양한 상품이 들어설 것이란 이야기가 날개 돋듯 퍼지면서 상인들의 우려와 초조감도 커지고 있다.
읍 해리에 해남진도축협마트가 개장하고 난 뒤 매일시장.
“이거 봐봐.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이제 골목상권이 설 땅은 없어” 매일시장에서 만나는 상인들마다 축협마트 개장으로 손님이 더 없어졌다고 하소연이다.
매일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는 박 모씨는 “워낙 경기가 안 좋은데 대형마트까지 개장하고 나니 젊은 사람 보기가 힘들다”며 “편한 것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이 대형마트에서 모든 것을 사니 이쪽으론 오질 않는다”고 말한다.
축협마트 해리점과 근접해 있는 A마트. 이미 50% 가량 손님이 줄었다. 이곳보다 조금 더 떨어진 C마트도 30% 정도 매출이 감소됐다.
구교리에 있는 마트들도 20~30%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구교리에 있는 B마트 사장은 광주나 타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가져올 수 있는데 지역경제를 생각해 지역업체나 대리점, 농민들의 상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등 소신경영을 해왔는데 지금의 상황이 허탈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매출감소는 식품 대리점도 마찬가지다.
E식품대리점은 현재 30%정도 매출 감소를 맞고 있다. E식품대리점 사장은 “대형마트는 회사에서 직거래로 통합구매하다 보니 할인가격에 구매가 가능해 대리점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해남에서 활동하는 작은 대리점들의 매출감소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남읍 상인들이 더 크게 우려하는 것은 해남농협 마트의 개장 이후 벌어진 두 대형마트간의 경쟁이다.
두 대형마트가 경쟁적으로 할인행사를 하게 되면 재래시장과 소형마트, 대리점은 설 땅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우려이다.
벌써 축협마트는 1월 18일부터 2월 17일까지 대대적인 경품 및 할인행사를 펼친다. 곧 개장할 해남농협도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두 대형마트 간의 경쟁에 지역의 소상인들이 설 땅은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대형선박의 출현에 소형선박은 대피가 아니라 침몰위기에 놓여있다는 지역 상인들의 하소연. 두 대형마트가 몰고 온 해남 상권의 변화, 과연 변화의 끝은 어디일까.
윤현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