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면 송호리에 들어선 땅끝황토나라 테마촌, 179억7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곳이다.
이곳에 황토문화체험센터, 지역농산물 판매장인 제철진미장터, 황토염색 등을 할 수 있는 공방촌, 체력훈련장인 다목적 운동장 등이 조성됐지만 해남군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자리잡았다.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지금에 와서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또 워낙 거대한 몸통이라 이것을 살릴 묘안도 민자유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다.
군은 2003년 1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황산면 우항리박물관 뒤편에 조류생태관을 지었다.
그러나 개관과 동시에 휴점, 볼거리 없는 전시관이라는 불명예를 얻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군은 2008년에 조류생태관을 살려보겠다며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리모델링비 20억원 그러나 또다시 속빈강정이 되고 말았다.
땅끝황토나라 테마촌이나 조류생태관 모두 처음부터 많은 지적을 받았다. 건물준공과 동시에 애물단지가 될 것이란 지적에도 군은 이를 강행했다.
해남군이 실패한 사례는 또 있다. 해남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한다며 100억원을 투입했다. 과연 생태하천으로 조성한 이후와 이전이 무엇이 다른가를 짚어 봐야한다.
이제 해남군은 고천암호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생태공원을 조성한다며 올해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요예산만 220억원, 해남 역대 가장 큰 예산규모다.
우항리 조류생태관도 모자라 철새도 오지 않는 곳에 또 생태관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군은 탐방로를 개설하고 철새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과연 지금도 오지 않는 철새들이 건물들이 들어선 곳에 과연 오겠는가.
해남군이 밝힌 용역은 항상 뜬구름이었다. 고천암에 들어설 자연생태공원을 보더라도 사업이 완료되는 2016년까지 연간 32만여명의 관광객이 해남을 찾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1조136억원 생산유발효과, 253억원 고용효과, 1998억원 소득, 부가가치 4771억원, 조세 493억원의 파급효과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땅끝테마촌의 용역도 들여다보자. 당시 용역사는 테마촌이 완공되는 2008년 31만여명, 2017년에는 68만여 명이 테마촌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수익성 분석에선 2008년 4억6000여만원의 흑자를 예상했고 2017년에는 120억여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땅끝테마촌은 적자다. 여름철 외엔 관광객들의 발길도 없다.
해남군은 시설물 중심의 관광정책을 버려야 한다. 해남군에는 땅끝전망대도 있고 우항리 공룡박물관도 있고 우수영에 전시관도 있다.
관광객들 입장에서 이곳을 다 둘러보는 것도 벅차다.
해남군의 정책전환도 필요하다. 군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다.
해남의 농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상품과 유통에 힘써야 하고 지역상권이 살 수 있는 길에 매진해야 한다.
재래시장 활성화와 각종 농산물의 상품개발 등 숱한 과제가 놓여있다. 또 관광정책에 있어서도 농수산물의 판매와 연계해 고민해야 한다.
관광시설만 지어놓으면 관광객이 온다는 것은 뜬구름을 잡는 거나 마찬가지다.
고천암호에 자연생태공원 조성을 고집한다면 해남군은 이를 책임질 공직자를 밝혀야 한다.
애물단지로 전략할 경우 이를 책임질 공직자가 있다면 조성해도 좋다.
민선 5기, 박철환 군수는 이전의 자치단체장이 밞았던 오류를 넘어서야 한다. 특히 시설중심의 관광정책의 우를 범해선 안된다.
지금도 각종 이름을 붙은 체험장들이 마을에 조성되고 있다. 과연 마을에 들어선 시설물이 알차게 운영되는 곳이 있는가. 정말 해남은 시설공화국이다.
220억이 투자되는 고천암 자연생태공원, 계획이 선 사업이지만 환경이 변한 만큼 포기해야 한다. 포기가 힘들다면 군민과 전문가의 의견이라도 들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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