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 바람이 불어 가끔은 때묻은 머릿결도
씻겨주고 또 가끔은 옷자락 마음자락까지
펄럭여 주기도 했지. 손가락 가락에도 묻어나던
물향기, 구름향기, 진솔향기, 말짱한 사랑향기.
청신암 맑은 약수에다 마음을 깔아 두고
부처님께 고백을 했네.
"허무하고 허무하고 허무하나이다.
피고 피고 또 피는 이 마음이나
지고 지고 또 지는 님의 마음이."
천불전 낡은 싸리비엔 한겨울이 쓸리네.
김민정 시인은 1985년『시조문학』창간 25주년기념 지상백일장에서 ‘예송리 해변에서’로 장원 등단. 성균관대 문학박사. 서울교원문학회 이사, 강동문인회 부회장, 여성시조문학회 회장, 한국공간시인상 본상, 성균문학상 우수상, 나래시조문학상. 시조집:『영동선의 긴 봄날』『사랑하고 싶던 날』『지상의 꿈』등 다수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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