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이어지는 축사 축사 또 축사, 추운 날씨에 군민들은 꼼짝없이 떨고 있어야 하고 바쁜 일정에 행사에 참여했는데 그 많은 지루한 축사를 들어야 하는 관객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 지난 23일 열린 우수영용잽이 축제, 기관장과 사회단체장 인사말이 5명을 넘어섰다.
해남예총 회장 이취임식에도 3명이 축사를 했다. 그것도 당초 5명이 하기로 했는데 시간 관계상 2명은 생략했다. 기관장들을 모셔야 하니 행사에 필요 없는 무대도 등장한다.
기관장들의 축사와 격려사는 행사 주최 측의 욕심에서 비롯된다. 누가 참석해야 행사가 빛이 난다는 생각, 물론 맞은 말이다. 그러나 참석한 모든 기관장들의 축사를 들어야 빛이 날까. 결코 아니다. 그냥 누구누구 왔다고 인사만 시켜도 된다. 굳이 단상으로 불러내 꼭 인사말을 들어야할 이유는 없다.
기관장들 입장에서도 보자. 담당 직원은 축사를 준비해야하고 담당 부서는 기관장을 수행해야 한다. 하나의 행사가 얼마나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불러오는가.
축제도 보자, 축제는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러한 관광객들이 지역 기관장에게 관심이 있을까. 그 내용이 그 내용인 축사와 격려사가 지루할 뿐이다.
또한 숱한 축사는 행사와 축제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매화를 보려왔는데, 유채를 보려왔는데, 초의문화제를 보려 왔는데 그러한 축제에 기관장 인사말을 굳이 넣어야 하나. 넣으려면 상징적인 인사 한명만 넣고 나머지 인사는 소개로 대신할 수 있다.
각 기관장들도 축사 대신 간단한 인사말로 대신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각종 행사와 축제에서 기관장 인사말을 폐지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해남군청 정문에는 군민과 함께여는 활기찬 해남이라는 문구가 있다. 군민이 주인이라는 문구이다. 당연히 축제와 행사에서도 군민이 주인이 돼야한다. 기관장 중심의 축제는 너무도 후진적이다.
올해 열리는 각종 축제와 행사의 변화는 기관장들의 축사를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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