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프다. 비단 이번 사건이 처음이라면 모두가 분노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너무도 많은 사건을 접했고, 그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충격을 경험했다. 이젠 허탈감이라는 감정을 경험한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군민들 간에 유대감도 급속히 커 감을 느낀다. 아픔이라는 동질의 감정, 왜 또 해남이냐는 상실의 감정, 너무 큰일을 자주 경험했기에 말보다는 한숨으로 대신하는 공허감.
우리의 자존심에 너무도 큰 상처를 낸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그래도 해남인이라는 이름을 안고 살아야 하는 우리이기에 다시 희망을 안고 일어서야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해남은 우리의 정체성이자 내가 존재해야할 가치이고 삶의 공간이기에 이 터에서 우린 오롯이 살아야 한다. 한 사람의 잘못이 해남에 생채기를 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해남을 부정해야할 이유는 못된다. 내가 해남을 부정하고 해남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면 누가 해남을 대변해주고 이 터를 사랑해 주겠는가. 이번 사건에서 우린 많은 동질감을 느꼈다. 해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러한 동질감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가슴아파하지도 허탈해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해남사랑이라는 마음을 갖고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 문제 해결도 보인다. 잦은 뇌물수수 사건은 그것을 허용한 토양에서 비롯된 면이 있다. 이번 김군수 뇌물 수수혐의도 우리의 고질병인 돈 선거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이것이 가능토록 한 우리의 토양을 바꿔야 한다. 내가 서 있는 터를 사랑하고 해남인이라는 무한한 긍지가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6·2지방선거에서 그것을 실현해야 한다. 6·2지방선거가 예전의 모습을 답습한다면 우리의 상실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돈 선거가 아닌, 상대방을 비방하기 보단 정책대결 선거가 돼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유권자인 우리가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현실을 냉소하지는 말자.
더욱더 해남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이 터는 누구의 터도 아닌 내가 살아야 할 곳이고 나의 자손이 살아야 할 터라는 데서부터 사건을 냉철히 바라보자.
이럴 때일수록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해남을 사랑하고 해남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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