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화산면 해창주조장에 가면 고천암 들녘만큼 넉넉한 주인의 인심을 맛볼 수 있다.
서울 도시가스 소장이었던 오병인(50) 사장은 90년대에 자신의 관리지역에 살던 해창주조장 창업주를 만나 막걸리에 빠져들게 됐다. 평소 막걸리를 좋아하던 오 사장은 부인 박미숙(50)씨와 술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2~3년 동안 해창주조장 창업주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고, 전통주연구가인 박록담씨에게 전통 가양주교육을 받았다. 70년 해창주조장의 역사에 또 다른 기술이 접목되는 순간이었다.
해창주조장에서는 해창생쌀막걸리 하나만 생산을 하고 있는데, 80% 쌀에 20% 밀가루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쌀의 함량을 10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해창생쌀막걸리는 15~20일 간 발효시키기 때문에 트림이 나지 않고, 각종 향료를 섞지 않아 쌀막걸리 특유의 과일향이 난다는 게 특징이다.
오 사장은 막걸리 병 아래에 쌓인 앙금은 효모균들의 밥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앙금이 없으면 술맛이 싱거워진다며, 앙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막걸리의 맛을 더욱 깊게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웃국만으로는 막걸리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없으므로 흔들어서 마시는 것이 몸에 좋다고 한다.
특히 오 사장 자신이 틈만 나면 막걸리를 마시기 때문에 몸에 나쁜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단다. 부인 박 씨는 해창생쌀막걸리 맛의 비결은 해창의 깨끗한 지하수와 염분이 섞인 해풍이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특히 해풍을 타고 온 염분이 효모와 결합해 이상적인 발효를 하는 것 같다며, 똑 같은 원료를 갖고 서울에서 빚어봤지만 맛이 다르더라고 전했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 또한 해창생쌀막걸리의 맛을 배가 시키고 있다. 해창주조장 집은 일본인이 조성한 일본식 이끼정원인데, 특이하게 정원의 돌들은 모두 사람이 걸터앉을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주조장 뒤의 널찍한 정원에는 수령 400년 된 백일홍을 비롯해 향나무, 비자나무, 단풍나무, 모과나무, 태산목 등이 식재돼 사철 꽃을 피운다.
1년에 한 번씩은 막걸리 축제를 하고 싶다는 오 사장 부부는 막걸리는 배가 불러서 실수를 하지 않는 술이라며, 지역의 원하는 단체가 있다면 주조장 정원에서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싶다고 했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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