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싸도 소비자 외면, 저장고구마 썩어가



고구마 소비감소에 따른 가격폭락으로 고구마를 팔지 못한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 고구마 가격은 1kg에 2000~2500원(도매시장 최상품 기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50%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도매시장에 고구마를 출하한 모 유통법인의 출하가격은 1kg에 1043원이었다.
생산원가는 생각지도 못할 가격이지만 그래도 팔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마산에서 7000여평의 밭에 고구마를 재배했던 박 모씨는 지난해 수확이후 호박고구마를 한 번도 출하지 못했다. 저온저장고에 보관한 뒤 농산물 도매시장에 출하해왔으나 올해는 호박고구마 경매가가 10kg에 1만원대에 머물렀다. 혹 가격이 오를까 기다린 것이 이젠 호박고구마를 심을 시기까지 와버렸다. 또 서울, 광주 등에 거주하는 지인들에게 판매를 홍보해달라고 부탁해 보았지만 지인들은 1만원대 수준에서 판매해야 사먹을 것이라는 말만 전해왔다.
또 대도시 아파트마다 호박고구마를 실은 트럭들이 몰려와 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는 말도 전해왔다. 박 모씨는 도시의 지인들을 통해 고구마를 판매하려는 생각을 접었다. 박스작업에 필요한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에서도, 직거래도 쉽지 않다. 가격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는 사람들도 없다. 팔지 못한 고구마가 썩어버려 버리는 양도 늘어나고 있다. 자칫하면 저장고구마를 모두 폐기해야 할 상황이다.
군직영 쇼핑몰인 해남미소에서도 호박고구마의 구입문의가 거의 없는 상태다.
고구마 파동은 지난해 수확기부터 점쳐졌다. 수확량이 예전에 비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최근 2~3년 동안 고구마가격이 좋아 저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내 고구마가격은 평균 10kg에 4~5만원을 유지해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대농가들은 기대심리로 수확기 출하대신 저장량을 늘렸다. 고구마 저장량 증가는 농가들이 저장고를 늘려짓고 저장기술도 좋아진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고구마 파동의 일차적인 이유는 고구마 소비감소에 따른 것이다. 고구마 소비감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는 홈쇼핑 방송의 고구마 판매중단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해 홈쇼핑에서 주기적으로 고구마 판매방송을 했지만 올핸 3월 이후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감소 트렌드를 읽어 아예 판매상품에서 고구마를 제외시켰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소비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구마 파동사태는 고구마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고구마 정식이 한창인 가운데 개인농가들의 경우 대형유통법인과 계약재배물량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모 유통법인 담당자는 올해 7월부터 수확될 고구마가격도 현재의 가격상황이 반영돼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구마 소비감소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해남고구마 산업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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