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은 관광산업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관광산업에서 주요한 축은 경관이다. 대도시 사람들이 해남을 찾는 것은 농촌관광을 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마을과 들녘 위에 위압적으로 들어선 고속도로가 농촌경관과 어울리겠는가.
해남주민들도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볼 권리가 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촌락 위에 위압적으로 조성될 고속도로, 산을 가르고 들녘을 둘로 나누고 마을과 마을을 양분하는 도로. 우리나라의 도로정책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를 고려하지 않는다. 사고 예방차원도 낮다. 광주 완도간, 광주 진도간 4차선 도로공사로 인해 해남에 얼마나 많은 사고위험 도로가 생겼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계곡과 현산 고현, 북평, 우수영 등은 교통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주민들의 민원에도 밀어붙이기식 공사가 낳은 결과이다.
도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편리와 이해가 고려돼야 한다. 그러나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는 우수한 자연경관 훼손뿐 아니라 북일 북평으로 이어지는 상권의 쇠락을 불러온다.
유럽은 새로운 도로를 개설할 때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마을 앞에 고가도로를 설치하지 않는다. 주민들이 평소 바라보았던 자연경관을 차폐시키지도 않는다. 철저히 사람들의 시야를 고려한 도로정책을 편다. 그러나 우린 편리성만이 우선시 된다. 이미 개통된 광주 완도 4차선 도로도 달리는 자동차의 입장에선 편리하겠지만 도로 아래에 놓인 마을은 한 순간 평소 바라봤던 경관을 잃어버렸다.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는 해남과 완도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완도를 가는 차량들은 북일과 북평에서 소비활동을 한다. 또 완도 주민들은 남창장을 보고 해남읍까지와 상품을 구매한다. 관광객들도 해남을 경유하며 완도를 간다. 그러나 고속도로는 이같은 행위의 단절을 의미한다. 땅끝권도 타격을 받는다. 땅끝을 찾는 관광객 중 상당수가 보길도를 가기위해 땅끝을 찾는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뚫린다면 완도에서 보길도를 향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가 장기적으로 지역에 발전을 가져올 것이란 사고,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펼치는 정책은 위험성을 내포한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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