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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세상과 단절한 채 생활하고 있었다. 사람과의 만남도 집밖 출입도 꺼려한 채 자신만의 공간을 고집하고 있었다. 그러나 2년여 나와의 만남이 지속되면서 그녀는 외출을 즐거워하고 30대 나이에 어울리게 남자친구도 사귀고 싶어 한다.”
해남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활동 보조원(이하 보조원), 장애 1급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들이 바로 이들이다. 현재 24명으로 구성된 보조원들로부터 활동보조를 받고 있는 장애인들은 57명. 이들은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원활한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들이다.
2007년 5월 시작된 중증 장애인 활동보조 사업은 올해로 2년을 넘어서고 있다. 보조원들이 지원하는 서비스는 목욕 및 대소변 등 신변에서부터 가사지원, 이동 보조 등 무한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고 나로 인해 그들의 삶이 풍족해지고 변한다는 사실”에 보조원은 자신들의 직업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
보조원 심유미(40)씨는 자신이 보조하는 지적 장애 1급 양씨를 만나는 날은 설렌다고 말한다. 혼자서는 팔다리 사용은 물론 타인과의 의사소통 또한 힘든 상태인 양씨, 그러나 양씨는 늘 밖에 나가 사람들을, 자연을 만나고 싶어 했다. 양씨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글도 배우고 컴퓨터며 도자기교실 프로그램에도 참가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게 되고, 그러면서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장애인복지관에서 마련한 한가위 노래자랑에 출전해 인기상을 수상했고 생애 처음으로 어머님께 부상으로 받은 화장지를 선물했다.
보조원들은 보조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삶에도 변화가 왔다. 늘 감사하다는 마음이 생기고 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고 그로인해 세상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장애인 활동보조원 활동을 하면서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됐다는 자부심과 장애우들의 변화된 삶에 내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삶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단다. 2010년에도 당당하고 활기 넘치는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이들의 얼굴에는 희망이 넘쳐나고 있었다.
박태정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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