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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록 값비싼 양복을 입었다 해도 셔츠, 재킷, 슈트가 넥타이와 조화가 맞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넥타이에서는 사람됨의 품격은 물론 성격과 인격까지도 드러난다.
넥타이를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이라고도 말한다. 제1바이올린은 거대한 무대의 정중앙에 위치할 뿐 아니라 아주 작은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연주자는 연주가 끝나고 박수가 쏟아지는 커튼콜에 단원을 대표해 인사까지 한다.
남성의 트랜드와 개성을 반영하는 넥타이의 역사는 기원전 로마 시대부터라는 설이 있다.
로마시대 철학자들은 오랜 시간의 논쟁에서 목을 보호하고 성대를 지키기 위해 긴 천을 둘렀다. 이 천을 ‘포칼’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넥타이의 시초라고 주장한다.
그 후 17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국왕 루이14세를 호위하는 크로티아 용병들이 앞가슴에 장식용으로 달았던 장방형의 천 크로아트를 귀족들이 본받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넥타이를 프랑스어로 ‘크로아트’라고 하는데 이는 크로티아어의 크로아트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현대의 넥타이 문화는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동시에 탄생했다.
집단을 상징하는 클럽타이와 소속감을 나타내는 스쿨타이가 이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가 넥타이의 매듭을 풀었을 때 원상태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기술은 백년도 안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넥타이는 ‘포 인 핸드타이’를 말한다. 일명 나비넥타이라고 하는 보타이, 턱시도를 입을 때 매는 스틱 타이, 예복용의 폭넓은 아스코트타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넥타이를 착용할 때 대체적으로 색상과 무늬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넥타이의 진수는 매듭에 있다. 이는 남성 드레스 코드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한테서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 제임스본드는 여주인공과의 격정적인 사랑을 끝낸 후에는 반드시 넥타이의 매듭을 볼륨감 있게 고쳐 맨다. 넥타이의 매듭은 언제나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넥타이를 맬 때는 항상 딤풀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딤풀’이란 매듭 중심부 바로 아래 원단이 접혀 들어간 홈을 말하며 이를 잘 살려서 아치 모양을 만들면 한층 우아하게 돋보인다.
또 하나 유의할 사항은 패턴이다. 패턴에는 단색이나 무지의 솔리트, 물방울 무늬가 반복되는 도트, 대각선 줄무늬의 스트라이프 외 페어즐리가 있다.
이 가운데서 품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트무늬가 최고다.
끝으로 넥타이는 벨트일 경우에는 끝이 버클을 살짝 가리고, 서스펜더를 했을 때는 바지허리까지 늘어지면 된다. 넥타이에 대한 이런 저런 사연을 정리하면서 뒤돌아보니 요즘처럼 요란스런 패션시대가 있었나 싶다. 어쩌면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몰고 온 케이팝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패션의 역설적인 점은 나를 드러내려 하면 할수록 마음은 공허해진다. 이는 삶의 가치를 겉모습에 두는 허황된 생각 때문이다. 인생의 참 모습은 외모에 있지 않고 사랑과 존경을 바탕으로 하는 세련된 예절에 있음을 마음에 새겨본다.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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