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에 나가 해남 이야기만 나와도 왜 그토록 가슴이 뛸까. 해남에 살고 있다는 것, 내가 해남인이라는 사실이 언제나 나를 가슴 뛰게 한다. 누군가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해 고장 제일주의라는 사고를 먼저 가져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고장이 정말 좋고 나의 뿌리이고 나의 전부라는 사실을 느꼈을 때 내 고장은 너무도 달리 내게 다가온다. 해남에 기쁜 일이 생겼을 때 나도 덩달아 웃음짓고 기뻐하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했을 때는 나도 가슴이 아파지는 마음. 고장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느꼈을 감정이다.
해남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쉬이 잊혀 지지 않는다. 면적이 너무 넓다는 것과 왜 이리도 인심이 좋은지. 토박이로만 살았던 사람들은 그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외지에서 온 사람이라면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게 된다. 해남 사람들 정말 고귀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이미 해남인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지금에도 감히 말할 수 있는 게 해남 사람들의 마음이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마음, 통 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너무하다 싶을 만큼 남의 일에 관심을 갖는 마음, 아마 해남의 문화인 듯싶다. 특히 해남 사람들은 정말로 대국적이다. 바다를 끼고 있고 넓은 땅에서 살았던 풍토에서 기인한 것인지 개방적이고 나보다는 남을,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외지에서 해남으로 시집온 새댁들에게도 해남 예찬론을 자주 듣는다. 그들의 대화내용은 너무도 인적자원이 많은 곳이 해남이라는 것이다. 사회단체의 활동도 다양하고 여성들이 활동할 공간도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풍토가 여성들을 자꾸 사회로, 더 넓은 세계로 이끈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정말로 해남은 기회의 땅이다. 해남의 작은 변화에는 외지에서 온 이들의 역할이 크다. 아마도 새로운 문화와 문물을 접한 이들이기에 새로운 문화를 해남에 전파하리라. 그러나 변화의 매개는 외지에서 살다 온 이들이겠지만, 그들을 쉽게 받아들이고 그 문화를 수용하려는 열린 의식이 우리 해남 사람들에게 있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또한 해남사람처럼 뭉침의 의미를 잘 아는 이들도 드물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서로 나서자고 하면 전 사회단체가 나서고 사회단체 간 또는 개인 간 네트워크가 잘 돼 있는 곳도 해남이다. 뭉침의 미학은 대규모적 행사와 이웃을 돕는 일 등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잘잘못 보다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장점을 더욱 개발해 나가는 사람과 사회만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고 한다. 해남의 가능성을 보는 것, 해남의 장점과 가치를 아는 힘, 이것이 지역신문의 역할일 터이다. 따라서 2010년 도약은 바로 해남을 사랑하는 힘에서 시작되고 그 바탕에서만이 해남의 비전도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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