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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로디자이너 애드린 피셔 작품
산목으로 8년간 키워 친환경 공원 조성
제주도 구좌읍에 위치한 김녕미로공원은 제주대학교에서 퇴직한 미국인 더스틴 교수가 1983년 손수 땅을 파고, 나무를 심어 가꾼 우리나라 최초 미로공원이다.
세계적인 미로디자이너 영국인 애드린 피셔가 3년 여의 노력 끝에 제주의 해안선, 조랑말, 종교적 의식, 고인돌, 하멜표류기의 배, 동아시아의 음양철학까지 형상화해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제주도에 또 다른 문화자원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스틴 교수는 1987년 11월 랠란디나무 산목을 시작해 8년 동안 나무를 가꾸어 공원을 조성해 1995년 무료로 김녕미로공원을 개방했다.
오랜 시간 나무를 키워냈기에 나무의 안착이 잘 됐고 이로인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미로공원이 됐다.
1997년에는 미로공원에 구름다리를 만들어 그 위에서 미로공원을 조망할 수 있게 한 후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김녕미로공원은 1995년 개장 이후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매표소를 통해 미로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목판으로 이루어졌으며 목판 길을 둘러싸고 더스틴교수가 직접 심은 삼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목판길 옆은 돌로 이루어진 수로를 내어 푸른 숲속에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미로코스로 들어서게 한다.
삼나무 숲에는 김녕미로공원의 마스코트인 고양이들이 뛰놀고,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와 함께 미로공원을 산책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이다.
물소리 들으며 목판길을 걸어가면 미로코스 입구 왼쪽에서 갖가지 야생화들로 이루어진 작은 정원을 만나게 된다.
인형모양의 토피어리와 파스텔톤 의자가 야생화 정원에 놓여있어 사진촬영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한다.
아치형 입구에서 미로공원으로 들어서면 2m 정도의 높이 랠란디나무가 수벽을 이루고 있는데, 랠란디나무는 사계절 푸른 상록수로 향기는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해주고 심리적 압박감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미로의 바닥은 붉은 빛이 감도는 제주 천연 ‘화산석인 송이’이며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고 인체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
미로의 연장선은 932m이고 입구에서 출구까지 가장 짧은 코스는 190m이다.
총길이 60m에 이르는 세 개의 구름다리와 전망대에서는 미로공원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다.
미로는 그 규모가 너무 작거나 길을 찾기가 쉬우면 금방 지루해지고, 반대로 그 규모가 너무 크거나 난이도가 어려우면 불안하고 지치기 마련이다.
김녕미로공원은 적당한 규모의 미로시설에서 방문객들이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적화된 미로공원이다.
여러 복합적인 시설물로 인해 방문객들의 미로찾기 재미가 반감되거나 오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최대한으로 억제했다.
김녕미로공원은 TV에 자주 나오는 신록의 정원이다. 사진을 찍었을 때 아름답게 나오는 장소로 유명해 웨딩촬영의 장소로도 많이 찾는 명소다.
미로코스를 완주한 아이들에게는 매표소에서 풍선을 선물하고, 매점에서는 제주도특산물로 만든 아이스크림, 초콜렛, 보리빵 등을 판매한다.
자연친환적인 미로공원답게 매표소와 매점이 한 공간에 자리하고, 미로코스 입구에 간이 매점 하나를 두었을 뿐 부대시설을 철저히 배제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입장료는 성인 3300원, 중고생 2200원이며 구좌주민에게는 무료이다.
여름철에는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하고 보통은 6시면 폐장한다.
김녕미로공원은 부대시설을 통한 이익 창출에 욕심을 내지 않고 소프트웨어적인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방문객들이 30여 분간 최대한 즐겁게 보내기 위한 공간으로 유지하고 있다.
사실 미로공원은 30분 이상 시간을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는 관광지다. 이런 면에서 김녕리마을과 김녕미로공원은 잘 짜여진 여행상품이다.
김녕미로공원에서 몇백미터 거리에 만장굴이 위치해 있고, 차로 2분 정도 거리에는 김녕리마을 성세기 해변이 펼쳐져 있다.
작은 밭들과 해변 너머 풍차가 돌아가는 멋진 풍경을 가진 김녕리마을은 시골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성세기해변은 길이 200m, 너비 120m로 크기가 자그마한 백사장에 깔린 부드러운 모래와 에머랄드 빛 맑은 바닷물은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야영장, 주차장, 화장실, 탈의실,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고루 갖추어져 있으며, 해수욕과 함께 갓돔, 노래미 등을 낚을 수 있는 갯바위 낚시를 겸할 수 있다.
김녕 요트투어가 근처에 있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바다 위를 떠다니는 요트들을 볼 수 있다.
개수대, 화장실, 샤워장, 전기시설까지 모두 갖춘 김녕 캠핑장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배터리 충전은 해경, 구좌읍안내센터, 샤워실에서 별도의 요금없이 가능하다.
김녕은 풍부한 어장과 바다 속 생태환경이 좋아 100여마리의 돌고래들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6~8월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또 바다 속의 산으로 제주 5대산 중 하나인 두럭산이 김녕 앞바다에 있어 어종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다.
김녕요트투어에서는 제주 해녀들의 손에 의해 건져진 신선한 김녕 특산물을 이용한 맛과 향의 전통 씨푸드 요리가 재현되며, 싱싱하고 다양한 활어와 제철 해산물을 알맞게 제공한다.
김녕리마을은 안전행정부 지정 정보화마을로 홈페이지를 통해 수산물세트, 돌문어, 한라봉, 고사리, 성게알, 옥돔, 활소라, 은갈치 등을 판매한다.
김녕미로공원을 조성한 더스킨 교수는 수익금의 대부분을 지역사회로 환원해 왔다. 김녕노인대학과 김녕세일링 클럽을 지원하고 제주대학교 외국인 교수 기금지원, 해외 유학생 장학금 지급까지 지역사회 교육분야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또 김녕세일링클럽을 통해 해양관광의 주역이 될 지역 학생들에게 무료로 요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김녕미로공원은 2007년 제주관광대상 관광지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2008년 제주특별자치도 우수관광사업체로 지정됐다.
2011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창의적 관광사업 우수사례 발표까지 했다.
김녕미로공원의 성공은 자연이 살아 숨쉬는 미로공원을 조성하고, 관광객에게 30분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고 부대시설을 철저히 배제해 친환경적인 미로공원을 유지시킨 것이다.
김녕리마을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에 30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보한 셈이다. 또한 미로공원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해 김녕미로공원과 김녕리마을이 윈윈하게 만들었다.
윤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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