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폐교 대부분은 이미 매각된 상태이다. 33개교가 매각이 됐지만 제대로 활용되고 있거나 공공적 성격으로 활용되는 예는 드물다.
농촌 마을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장년층은 버리진 폐교에서 공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잡초가 우겨진 폐교들. 온갖 쓰레기가 범람한 폐교, 그 폐교를 지키고 있는 것은 동상들이다.
잡초 속에서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채 서 있는 동상들을 볼 때마다 아쉬움과 동심이 교차한다.
폐교부지는 다른 시설물과 다르다. 시설물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다. 월강마을 주민들이 폐교부지에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도 주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이질적인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태양광발전소가 인간의 인체에 폐를 끼친다거나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례보고는 드물다.
그러나 환경적 요소에 있어 인간의 정서도 매우 중요하다. 폐교부지가 방치되고 너무도 이질적인 시설로 사용되는 것을 놓고 안타까워하는 것도 모두 인간의 정서에서 비롯된다.
폐교활용에 대해 지역사회에선 집단적인 문제제기를 한 바 없다. 다만 개인적인 입장에서 아쉬움을 표하거나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만 제시하는 선에서 그쳤다.
따라서 송지 월강주민들의 태양광발전소의 폐교부지 활용 반대는 폐교에 대한 집단적인 첫 움직임이다.
이번 기회에 해남지역 폐교활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매각이 완료된 폐교일지라도 주민들의 복지와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자.
다른 지자체에서는 폐교를 예술인들의 집단 창작공간, 예술공간으로 활용한다. 해남에 있는 폐교 중 예술인들이 활용하는 곳도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먼저 해남폐교 현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 무슨 용도로 사용하고 있고 어떻게 방치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부터 주민들과 함께 활용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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