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평면 평암리 김성국씨 농장에는 중미와 남미, 동남아 등지에서나 볼 수 있는 짙은 녹색 과일인 파파야가 600평 시설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다.
올 처음으로 재배한 파파야는 9월부터 수확을 시작해 겨울철인 지금까지도 수확을 하고 있다. 김씨는 파파야 하우스에 가온을 하지 않았다. 기름값을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가온을 하지 않고도 수확이 가능한지를 실험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비록 수확량은 떨어지지만 겨울철인 지금도 수확이 가능한 걸 보면 해남에서도 충분히 겨울을 날 수 있는 식물이란 자신감이 생겼다.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인기가 높은 파파야는 연 평균 25~28℃ 이상 열대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식물이다.
파파야를 비롯해 제주도에서 재배되던 열대과일들이 해남에서도 재배가 되고 있다. 한라봉과 블루베리는 해남에 상륙하더니 현재 북상을 거듭하고 있고 제주도에서만 가능한 겨울감자는 북일면 등지에서 생산을 앞두고 있다. 제주도에서 건너온 해남 대표 농작물인 겨울배추는 북상을 거듭해 전북으로까지 재배지가 확산됐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전국의 주요 농작물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남도 전통적 소득 작물을 대신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주 한라봉은 이미 고흥과 나주·거제로, 대구 사과는 영월·평창으로, 보성·하동 녹차는 강원 고성으로 북상하여 지역 특산품으로서의 지위를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충남은 6년여 전부터 전남의 대표 작물인 무화과를 본격 재배하기 시작했다.
국립 기상연구소 기후연구팀은 제주도는 물론, 목포·여수·부산·통영·거제 등 남부해안지대가 이미 아열대에 속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르면 2060년 온대 기후대에 있는 남해안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따라 재배작물 또한 큰 변화를 보이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열대는 월 평균 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한 해에 8개월 이상 지속되는 기후를 말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평균 기온은 34년간(1973~2007년) 0.95℃ 상승했고 지난 100년간 전세계 온도가 0.74℃ 상승한 것에 비하면 국내 오름세가 크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 온도는 2000년 기준으로 20년 이후 1.34℃가 오른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강원도 춘천시와 고성군은 녹차재배에 이미 성공해 대도시 공략에 들어갔고 제주도는 열대과일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온도가 계속 오르면 쌀의 생산성도 저하되기 때문에 해남도 기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을 고민할 때라는 것이다.
해남우리신문
wonmok76@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