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세월이지만 내 몫은 백에 불과합니다.
내가 가질 수 있는 세월은 일백 뿐으로 유한합니다.
육십을 썼으니 사십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무심결에 보내버린 세월이 아쉽습니다.



누구에게나 백이란 세월은 공평하게 주어지며
한 번 잃으면 되찾을 수도 충전해 쓸 수도 없습니다.
할당 받은 세월을 현명하게 다 쓰지 못하고
아프고, 미워하고, 번민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간이역을 지나면서 천천히 달리던 세월은
종착역이 가까울수록 굉음(轟音)을 내며 질주합니다.
가는 세월을 막을 수도 탓 할 수도 없습니다.
세월은 죄가 없습니다.



세월은 생명이고 희망입니다.
세월은 사랑이고 그리움입니다.
아무리 셈을 해봐도 사십 밖에 남지 않은 내 세월!
하현(下弦)달 그림자 되어 또 하루가 갑니다.


이상석(황산면 주민생활지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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