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무형유산을 찾는 대장정 ⑫고현미(2007년 서울 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이임례 성창순 조상현 이난초 명창으로부터 사사
해남여중에서 가야금 병창 배운 것이 국악과 인연

▲ 고현미 명창은 2007년 서울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해남의 명창이다.

어느 무대에 서나 청중을 압도하는 소리꾼인 고현미 명창은 해남고등학교 출신이다. 해남출신 명창 중 해남중과 해남고를 졸업한 유일한 이다.
해남읍 성동리에서 1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현미는 어릴 때부터 국악을 접하고 자랐다. 고모할머니가 별채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장구를 가르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는 그녀는 어릴 때부터 굿거리장단을 듣고 자랐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소리꾼을 꿈꿨다.
소리꾼 외의 길은 생각지 못했을 만큼 그녀에게 있어 소리꾼의 길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다른 명창들과는 달리 부모님의 지원으로 국악인을 길을 무난히 걸었다. 

해남여중서 가야금과 인연

그녀가 처음 국악을 접한 것은 중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에서 가야금을 배우면서이다. 당시 해남여중에는 가야금 반이 있었는데 광주에서 온 강사가 지도했다고 한다. 타고난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가야금병창에 푹 빠졌고 친구들과 함께 해남 여기저기 공연도 다니고 대회도 나갔다. 또한 목포와 광주까지 다니며 가야금을 배웠다.
그러나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가야금을 배울 기회가 사라졌다. 입시 위주인 고등학교에 가야금부가 있을리 만무했고 또 당시는 국악이 많이 전파된 때도 아니여서 마땅히 배울 곳도 없었다. 그러던 차에 명창 이임례 선생이 해남에 사설국악원을 냈다. 명창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이임례 선생의 사설국악원은 옛 국일관 자리에 위치했다. 당시 40대였던 이임례 선생은 소리뿐 아니라 가야금 솜씨도 좋았다.
1983년 소리를 배우고 싶다며 이임례 선생을 처음 찾아갔을때 스승은 대뜸 소리 한번 해보라고 했다. 소리를 듣던 이임례 선생은 목이 좋다며 칭찬했고 그때부터 고등학교 3년간 이임례 선생으로부터 심청가를 배웠고 광주 학생대회서 대상도 받았다. 이임례 선생은 굉장히 엄격했다. 목이 좋고 소리를 잘한다고 칭찬을 자주 했지만 그녀는 무릎을 꿇고 소리를 배워야 했다.

고등학교 때 이임례 명창과 인연

그녀는 명창 이임례 선생과의 인연 이후 우리나라 판소리계를 이끈 명창들을 연이어 만나게 된다. 그녀가 진학한 전남대 국악과에서 성창순, 조상현 명창을 스승으로 만난 것이다. 대학 1학년 판소리 지도교수는 조상현 명창이었다. 조 선생에게 심청가를 배웠고 2학년부터 졸업 때까진 명창 성창순 교수로부터 심청가를 다시 배웠다.
조상현(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성창순(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이임례(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4호 판소리 강산제 예능보유자)명창은 서편제 창시자인 박유전의 강산제 소리 맥을 잇고 있다.
박유전이 보성군 강산리(岡山里)에 살았기 때문에 이 마을의 이름을 따서 강산제라 하며 강산제는 심청가에서 그 진수를 드러낸다.
이들 명창들로부터 서편제인 심청가를 배운 고현미는 대학 졸업 후 광주시립국악단에서 활동하게 된다. 당시 광주시립국악단 단장은 조상현 명창이었다. 그녀는 9년간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조상현 명창으로부터 심청가와 춘향가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국내외 공연을 다니며 무대경험을 풍부히 쌓기 시작했고 여러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한다.
또한 산공부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등 실력을 쌓는데도 열심이었다.
그녀는 1999년 광주시립국악단 단원 생활을 접고 2년간 초중학교 강사로 활동하다 이난초 명창으로부터 홍보가와 수궁가를 사사받는다.


성창순·조상현으로부터 사사

서편제 소리를 배운 그녀가 이난초 명창을 만나면서 동편제 소리를 익힌 것이다. 이난초 명창은 동편제의 큰 줄기인 강도근 명창으로부터 판소리 5바탕을 배우며 남성적인 동편제 소리의 특징인 대마디 대장단으로 통성 소리를 소화시킨 명창 중 명창이다.
서편제 소리는 슬프고 모든 사물의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라면 동편제는 애절하면서도 웅장한 맛이 있다. 이난초 명창과의 인연으로 동편제 소리를 접한 그녀는 2001년 남원시립국악단과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현미 명창은 정응민-조상현-고현미로 이어지는 서편제인 보성소리 심청가 이수자이다.
감정이 풍부하고 정교한 소리가 특징인 서편제의 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난초 명창의 영향으로 동서편제가 섞인 독특한 소리로, 다양한 음성과 음색을 내는 소리꾼으로 성장했다. 대마디 대장단의 동편제와 서편제 자진몰이 등을 받아들여 다양한 조(調)의 붙임새를 내고 있는 명창인 것이다.

이난초로부터 동편제 사사

서편제와 동편제 소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녀는 2007년 판소리 보존회가 마련한 서울국악경연대회에서 심청가로 대통령상을 수상한다. 이때 북은 이명식 고수가 잡았다. 
그녀는 판소리 대목 중 대중적이고 편안하며 희망적인 곡을 주로 부른다. 춘향가 중 사랑가나 홍보가 중 박타령 대목 등은 즐겁고 밝아 주로 부른다는 그녀는 이러한 곡은 쾌활한 자신의 성격과도 어울린단다.
남원시립국악단 단원으로 매주 금~토요일 공연에 서고 있는 그녀는 대통령상 수상 이후 초청공연도 많고 큰 무대의 작품 안무도 하고 있다. 또 10여 전 부터 광주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한편 고현미 명창은 해남동교와 해남여중, 해남고,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국악과와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학과를 수료했고 광주시립국극단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 남원 시립국악단 창악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동편제 흥보가, 수궁가 발표회와 전주 전통문화센터 해설이 있는 판소리, 오페라창극 심청전 뺑덕이 역 등 수많은 창극공연과 해외공연 등을 펼치고 있다.

대통령상으로 명창대열 합류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문화부장관상과 2007년 서울전국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이다.
이임례 명창으로부터 심청가를, 조상현 명창으로부터 강산제 심청가와 춘향가를, 이난초 명창으로부터 동편제 흥보가와 수궁가를 사사받았다.
MBC 얼씨구 학당 출연과 KBS 국악 한마당 출연 등으로 인지도 높은 국악인이며 해남고등학교 졸업생으로 모교에도 초청돼 후배들에게 국악의 참맛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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