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 우 종 (송우종 발효명가 대표)

식초는 음식에 풍미를 더하거나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인 만큼 영양성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고유한 영양소와 풍미를 내려면 식초 원료(곡물, 과일)에 발효과정(알코올발효, 초산발효)을 거쳐 오랜 숙성기간을 보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온 빙초산(합성식초)이 전통발효식초의 지위를 얻어 식탁에 오르는 현실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주정식초(속성발효식초)는 대형 탱크에 산소를 인위적으로 공급해 며칠 만에 원하는 산도를 만들어내는 만큼 오랜 자연발효와 숙성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자연발효식초의 영양적 가치와 생리활성산물을 흉내 낼 수는 없습니다. 자연발효식초(전통발효식초)가 몸에 좋다는 것에는 누구나 다 공감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한둘이 아닙니다. 전통발효식초 제조법부터 재정립해야 하고, 주정식초에 비해 가격이 10배가량 비싼 점, 영양성분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는다는 점 등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입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일부 짧은 지식과 가내전통식초 제조자가 식초 효능을 과장해 광고하는 것도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소비자 의식도 문제입니다. 빙초산이 소량 음용에는 인체에 미치는 해악이 없다는 오판으로 저렴한 빙초산(합성식초)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 문제입니다. 문제는 냉면집이나 횟집에서 아무 의식 없이 빙초산을 물 쓰듯 과용하는 것은 반드시 재고돼야 합니다. 당장 대체할 발효식초가 부족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마냥 빙초산 판매를 무제한 허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이제 국민적 음식 개혁을 통해 우리 식탁에서 빙초산은 추방해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선행해 식약처에서는 전통식초, 주정식초, 빙초산의 영양성분 및 첨가물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표시해 소비자가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합니다.
2012년 7월13일 방송된 SBS ‘1억 퀴즈쇼’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부엌 찬장에 노벨상 세 번 받은 것이 있다. 숙취 해소, 고혈압,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문제가 출제됐는데 정답은 발효식초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연발효식초(전통발효식초)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5회에 걸쳐 식초의 실체를 개략적으로 살펴봤습니다. 독자님께서 식초에 대한 바른 이해에 얼마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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