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재 허백련 화맥 - 예당 이영미, 연당 이계원, 소강 김재식
남농 허  건 화맥 - 남촌 최진호, 남파 박기일, 백포 곽남배
이당 김은호 화맥 - 현당 김한영-남곡 정동복, 소헌 성인호
                         숙당 배정례-매원 이순희 
독자적인 화풍 - 석성 김형수, 춘원 최한용
청강 김영기 화맥 - 농전 김철수

▲ 남도의 남종화는 공재 윤두서로부터 시작되는데 대표적인 작품이 중국의 고씨화보를 보고 제작한 〈평사낙안 平沙落雁圖>이다.

남종화는 문인 사대부들이 먹이나 먹을 바탕으로 엷은 채색을 가미한 그림으로 사물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사의적이고 관념적인 이상세계를 그린 그림이다. 
따라서 화려한 색채의 북종화와 구별된다. 
남도의 남종화는 18세기 초 공재 윤두서에 의해 수용되기 시작한다. 
공재에 의해 수용된 남종화는 조선말기 추사 김정희에 이르러 조선 화단에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유하게 되고 그의 제자인 진도출신 소치 허련에 의해 남도의 화풍으로 자리 잡게 된다.   

남농·의재, 양대산맥 형성

진도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남도에 남종화를 전파한 소치의 화풍은 아들인 미산 허형으로 전해졌고 허형의 화법은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으로 이어진다. 
의재 허백련은 광주를 중심으로 많은 제자를 양성하면서 하나의 종가를 이루게 된다. 
특히 허백련은 1938년 광주에서 자신의 문하생들과 함께 연진회를 발족시켰고 연진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의재의 제자들은 전통적 화법을 고수하면서 정신적 내면성을 중시한 남도 산수화를 그렸다.
허백련이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목포에선 남농 허건이 남농연구원을 중심으로 제자들을 양성했다. 허건은 전통적인 화법에 채색화를 지향했고 사의적인 자연보다는 사실적인 자연표현 등 채색과 사생을 가미한 새로운 작품세계를 시도했다. 이러한 남농의 화풍은 남농 화단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의재 허백련과 남농 허건이 호남 남종화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을 때 한국화단에 또 하나의 화맥이 형성된다. 

이당, 북종화 풍 채색화 주도

1920년대 남종화와 달리 북종화에서 나타나는 채색화가 근대 한국 화단에 등장하는데 중심은 이당 김은호이다. 
일본에서 그림을 배운 김은호는 제자들과 함께 후소회를 결성해 채색화를 이끌었다. 이당의 제자 중 남도화단에서 활동한 화가들도 채색화를 기본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선보였다.
이러한 근대 화단의 맥은 해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남에서 활동한 화가들 중 의재 허백련의 화풍을 잇는 이가 예당 이영미와 연당 이계원이다.
해남읍 남천 출신인 예당 이영미(1919년생)는 의재 허백련의 문하생이다. 예당은 국전 입선작가로 평생 교직에 몸을 담았고 면목고 교장을 역임했다. 
예당의 그림은 선이 굵고 진한 수묵으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해남읍 학동출신인 연당 이계원(1945년생)도 의재의 문하생으로 의재가 중심이 돼 결성된 연진회 회원 출신이다. 
당시 연진회는 국전 등용문이 됐을 만큼 유명했고 의재 맥은 연진회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성균관대에 출강했던 연당 이계원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동양화 부문 다수 입선과 대한민국서예대전 7회 입선, 한국문인화대전 특선 등 남종화의 중견화가로 활동했다.  
진도 출신이지만 해남에서 활동한 소강 김재식도 의재 허백련의 맥이다.

예당, 연당, 소강은 의재 화풍

그는 의제 허백련의 제자인 옥산 김옥진, 옥전 강진주에게 사사하며 의제 화풍을 익혔다. 
목포에서 활동한 남농 허건의 화풍을 이은 이는 남촌 최진호와 남파 박기일, 소헌 성인호이다.
계곡면 출신인 남촌 최진호는 남농 허건과 남농의 제자인 도촌 신영복으로부터 사사했다.  
남촌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7회 입선과 특선, 전남도전 심사위원역임 등을 역임했다.
마산면 출신인 남파 박기일도 20대에 남농 문하에서 사사했다. 제1회 산업전람회 최고상·문예전장관상·예술전람회 추천작가상을 수상했다. 한국문화미술대전 심사위원과 한국현대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해남읍 백야리 출신인 소헌 성인호도 남농에게 사사했지만 북종화 풍인 채색을 추구했던 현당 김한영에게 그림을 배웠다. 
따라서 소헌의 그림에는 남종화의 전통산수와 채색 위주의 현당 화풍이 엿보인다. 
진도 출신이지만 해남에 많은 작품을 남긴 백포 곽남배도 허건의 제자이다. 백포가 즐겨 그렸던 원두막과 모닥불 그림은 해남 곳곳에 걸려 있다.   

남촌, 남파, 백포는 남농 화풍

북종화 풍의 채색화를 이끌었던 이당 김은호의 화풍은 해남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화풍은 현당 김한영과 숙당 배정례가 이었다.
이당 김은호의 제자였던 현당 김한영은 장성출신이지만 70년대 대흥사에 장기 투숙하며 해남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는 채색을 기본으로 한 자신만의 그림세계를 일궜다. 이당 김은호의 화풍을 이었기에 남종화의 흐름과는 다른 느낌의 작품을 남겼지만 남도의 전통화풍을 엿볼 수 있는 작품 또한 많이 남겼다. 대흥사에 묵고 있던 현당에게 그림을 배운 이가 해남읍 출신인 남곡 정동복과 소헌 성인호이다. 
남곡과 소헌은 지금도 해남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그들의 화풍에서 현당의 채색화 화풍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현당의 채색화와 실경을 추구한 사실적인 화풍은 소헌의 화풍에서 나타나고 현당이 잘 그렸던 신선도는 남곡에게서 나타난다. 소헌 성인호의 화풍은 해남읍 출신인 금정 박윤희가 잇고 있다. 
화원면 마산리에 연고를 둔 숙당 배정례도 이당 김은호의 제자이자 이당이 조직한 후소회 출신이다. 숙당은 대흥사 입구에 있던 화실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고 미인도로 유명했다. 숙당의 화풍은 해남읍 출신인 매원 이순희가 이었다.  
숙당으로부터 사군자와 미인도를 사사한 매원 이순희는 2011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문인화부문 특선을 하는 등 미인도와 문인화 부문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다.

숙당, 남곡, 소헌은 이당 화맥

 이러한 화맥과 달리 독자적인 계열로 분류되는 화가가 있는데 황산면 우항리 출신인 석성 김형수이다. 석성 김형수는 심산 노수현의 문하생으로 남농과 의재의 영향도 받지만 남도 화단에서 의재계와 남농계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화풍을 개척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석성은 1950년대 초반 향토적인 소재의 실경 산수를 그렸고 1950년대 후반부터 남종화풍의 산수화로 바뀌었다. 또 1970년대는 남종화 정신을 바탕으로 한 현실 자연을 그렸다. 
문내면 원동리 출신인 춘원 최한용도 계보가 없다.

석성, 춘원은 독자계열 형성

2006년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한 제2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한 그는 평생 남도의 소박한 자연과 멋을 자신만의 독특한 컬러로 그려왔다. 
70년대 해남에 농전화실을 열었던 농전 김철수는 청강 김영기의 문하생이다. 남도의 양대 맥인 의재와 남농의 계열이 아니지만 그가 그린 산수화엔 남도 전통의 산수화의 맥이 흐르고 있다.
이외에도 해남출신의 화가들 중 남종화 풍의 그림을 그린 이들은 많다. 읍 구교리 운림 장길산, 복평 출신 소향 배종선, 읍 평남리 운곡 이성남, 해리 백천 김경수, 읍 중앙리 학산 황석훈, 읍 해리 오림 장세곤. 충남 온양 출신이지만 수성와 삼산면에 장기 거주했던 임정 조성춘, 화원 출신인 만정 김종선, 읍 해리 매당 이춘희, 우향 정지숙, 읍 읍내리 인석 박상율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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