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름 모여라 ④영철

영철은 가정적이고 매사 충실하다는 공통점
영철 북평면엔 없고 다른 읍면 2~3명 정도


영철이란 이름이 흔한 줄 알았더니 막상 영철아 모여라 취재를 시작해보니 결코 흔한 이름은 아니었다. 읍면별로 두 세명은 있었지만 북평면의 경우 영철이란 이름은 아예 없었다.

그런데도 이번호에 영철 이름을 선정한 것은 해남에 영철의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해남 첫 동명인 모임인 영철 동아리, 6년 전에 결성된 영철 모임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회원이 4명이다. 1년에 4번 모임을 갖고 있는 영철 모임은 계곡 황죽마을 김영철, 화산 대영수산 김영철, 송지 광주식품 김영철, 해남군청 친환경농산과장 정영철 씨이다.

형제보다 더 가깝고 즐겁다는 모임인 영철 모임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맛있는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챙길만큼 형제보다 더 가깝다는 이들은 동명이인으로 산다는 것은 인연 중 가장 큰 인연이라고 말한다. 모임엔 아내도 함께하는 이들은 상대방을 부를 때 사는 지명을 넣어 송지 영철 형님, 화산 영철 동생 등으로 부른다고 한다.

이름만 같은 게 아니라 성격도 비슷하단다. 부지런하고 가정적이고 매사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여행을 위해 회비도 모으고 있다는 영철 모임은 회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영철이란 이름은 대부분 길 영자에 밝을 철자를 쓴다. 과거 부모들은 자식들 이름에 ‘영’자를 많이 썼다. 유아사망률이 높았기에 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길 영자를 주로 썼던 것이다.

그래서 40대 이상 이름엔 영수, 영식, 영철, 영삼 등 주로 영자가 많이 들어갔다. ‘영’자 가 들어간 이름이 많다보니 영철 모임에 이어 영삼 모임도 추진 중이다. 올 초에 첫 모임을 가진바 있는 영삼 모임은 현재 회원 모집 중에 있다. 물론 회원자격은 이름이 영삼이어야 한다.  

재경향우 중 이영철 씨도 있다. 고대 앞 영철버거로 너무도 잘 알려진 이다. ‘영철스트리트버거’를 출시해 성공신화를 일군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고 전국에 체인점도 40개를 갖고 있다. 이영철 씨는 11세 때 해남에서 서울로 무작정 상경해 중국집 배달, 봉제공장 근무 등 어려운 시절을 이기고 성공한 이다.

고려대에 장학금 기부 등 기부가로도 알려진 이영철 사장은 “내가 굽는 것은 희망이고 내가 파는 것은 행복입니다”라는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또 끊임없는 새로운 메뉴 개발로 중소기업진흥원으로부터 유망 프렌차이즈에 선정되는 등 한국식 버거의 신화를 만들었다.

재경향우 중 마산출신인 곽영철 씨도 있다. (주)비하임이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영철 씨는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로 알려져 있다. 해남쌀을 구입해 서울지역 양로원에 전달하기도 했고 고향후배인 마산초교와 용전분교 학생들을 초청해 기아타이거즈의 광주 경기 관람을 시키기도 했다.

해남에는 영철이란 상호로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철 씨가 있다. 해남종합병원 밑에 김영철 논두렁추어탕은 자연산인 미꾸라지와 장어만을 사용하기에 단골이 꽤나 많다.  

한국사람만큼 각종 모임 만들기를 좋아하는 민족은 드물다고 한다.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민족성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온정주의가 깊은 민족이어서 그런지 각종 이유를 붙여 모임을 만든다. 각종 모임 중 해남에선 갑계모임이 대세다. 양띠, 돼지띠 등 그 어떤 모임보다 가장 활성화돼 있는 게 갑계모임이다. 여기에 동명인들의 모임인 영철, 영삼 등이 결성됐다. 앞으로 동명인의 모임이 활성화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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