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나이라는 훈장만 얻으셨습니다. 말이 좋아 오래사신거지 살아오면서 받은 아픔은 엄마 혼자만이 다 감당해 내야하는 큰 고통이었지요.
어린 저를 다 못 키우고 돌아가실까봐 늘 노심초사하시던 엄마 아버지는 저를 항상 최고의 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자식으로 키웠지요. 늘 하시던 말씀도 내 눈 내 발 하셨으니까요.
그러셨던 어머니는 올봄 많이 앓으시고 마지막 해남땅을 밟길 소원하셔서 이곳으로 내려오셨습니다. 내려오시기 이틀 전부터 곡기를 끊이시고 장례절차까지 생각하고 내려오셨다는데, 글쎄 엄마는 기적처럼 다시 기운을 차리셨습니다.
오늘 날씨가 따뜻해 휠체어에 엄마를 태우고 냇가로 마당으로 대흥사로 함께 다녔습니다. 어린아이처럼 몹시도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한마디 했지요. 엄마 빵 하나 사줄까? 했더니 안 드신다고 합니다.
엄마 애기들을 밖에 데리고 다닐 때는 과자랑 음료수랑 사줘야 좋다고 해 그랬더니 빙그레 웃으십니다. 양반집 가문인 외가에서 태어나 조신하고 얌전하고 늘 사랑받는 딸로 그리고 8남매의 어머니로 그렇게 우리엄마는 천사를 닮으신 분입니다.
난 다음 생에도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꼭 우리 엄마의 딸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또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고 싶습니다. 엄마! 행복하게 오래 사셔야 돼요.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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